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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리영 Apr 27. 2024

우리는 상대에게 완벽함을 요구한다….

완벽한 아이 팔아요 그림책

글 : 미카엘 에스코피에  그림 : 마티외 모데 출판사 : 길벗어린이

아이 마트를 찾은 한 부부는 “완벽한 아이”를 찾고 있다.

완벽한 아이는 밥투정도 하지 않고 혼자서도 잘 논다. 그리고 잠도 일찍 잔다. 어떤 상황에서도 늘 완벽함을 보여준다. 부부가 부모로서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아이는 늘 완벽해지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바티스트는 부모님의 실수로 결국 참지 못할 민망하고 부끄러운 상황이 생기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투정을 부린다. 그러나 부부는 아이가 완벽하지 않다며 마트에 수리를 맡기게 되고 새 가족이 마음에 드니?라는 직원의 물음에 바티스트는 “저한테도 완벽한 부모님을 찾아 주세요.”라고 말한다. 내 아이의 완벽함을 나 또한 바라고 살지 않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결혼식을 올리던 날, 나는 동화 같은 삶이 펼쳐지길 기대했다. 남편은 왕자가 되고 나는 공주가 되는 이야기들을 그리면서 잔뜩 부풀어진 풍선처럼 마음이 가벼웠다. 그리고 어디서나 무슨 일이 있어도 행복만이 가득하길, 하루하루가 완벽하게 살아가길 꿈꿨다. 색으로 그린다면 연 하늘에 핑크빛이 뿌려진 배경이었다.

 막 나의 남편이 된 남자에게 “우리 동화같이 살자~”라고 말하자 남편은 “그런 완벽한 삶은 없어!”라고 회색 빛깔의 말을 했다. 부풀었던 마음이  쪼그라들어지는 기분이었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결혼생활은 현실이었다. 참아야 할 일들이 많았고 버텨야 하는 일들이 많으며 감정을 억누르고 비틀고 쥐어짜는 다양한 경험들을 해야 했다. 그때마다 서로의 다른 점을 많이 보았고 서로가 번갈아가며 창이 되고 칼이 되면서 찌르고 막고 찌르고 막고를 반복했던 시간이 3년은 되었던 기억이 있다.  

    

 무엇이 그렇게 서로를 아프게 했을 까? 시간을 되짚어 생각해 보니 나는 남편에게 완벽한 모습을 바랐던 거 같다. 나의 이야기에 무조건 귀 기울여 주는 남편, 그리고 언제나 날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 매일이 소풍처럼 신이날 거란 기대감이 내 마음에 있던 완벽함이었다.


 나보다 남을 먼저 소중하게 생각해서 “남의 편”이라는 말이 공감이 되었다. 이제는 아내가 자신의 소유라는 마음이어서 인지 나의 생각이나 마음에는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일명 잡아놓은 물고기 밥 안주는 무관심이었다.  관심의 배고픔에 결혼을 하고 나서 한 동안은 혼자 일 때의 시간보다 함께하는 시간이 더 외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완벽한 육아마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내가 생각한 계획대로 이뤄질 줄 알았던 마음은 작아지기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완벽함을 찾아가기보다는 서로가 부족함 가운데서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조력자임을 알게 되었다. 완벽함을 바랄 때에는 실망감이 자주 왔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며 다독이자 가정 안에서는 응원하는 말들이 더 오가게 되었다.

      

 연약함이나 부족함 등이 주는 결핍을 서로에게 응원하는 말들로 채워나가자 힘든 감정보다는 감사하는 감정들이 많아졌다. 서로를 못마땅하게 보던 얼굴의 표정들이 애틋하게 바라보는 표정들로 바뀌자 따뜻한 분위기가 오래 지속되었다.


 두 아이를 키워가는 부모로서 여전히 부족함이 많지만 남편과의 관계를 통해서 깨닫게 된 부분을 실천해보려고 한다. 완벽함을 아이에게는 바라지 말아야지 그 대신 늘 믿어주는 마음을 보내야지라고 다짐해 본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세상에 완벽한 건 하나도 없단다. 완벽하지 않은 게 바로 완벽한 인생이야.


완벽 : 흠이 없는 완전한 구슬, 결함이 없이 완전하다.

완벽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아이들은 주인공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완벽한 건 없어. 그러니 완벽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를 응원해 그러니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너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면 좋겠어. 힘들었지 속상했지 내가 너의 마음을 알아줄게

-싫다고 말하는 것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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