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뉴욕,디트로이드)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운영하였던 문학인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사업 차(번역 업무) 들렸던 것이기에 여행 일정에 포함시키기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쿠바에서는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에, 다음에 정리해볼 예정이다.
남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페루의 마추픽추, 그리고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이다.
마추픽추로 가는 길
페루의 쿠스코(해발 3,399m)에서 1주일을 머물고, 마추픽추로 떠났다. 쿠스코는 고산병을 유발하는 도시이지만 그걸 충분히 감내할 만큼 아름다운 도시였다. 그 탓에 쿠스코에서 찍은 사진은 거의 없다. 제법 경험이 풍부한 여행자라면, 볼 거리가 너무 많은 탓에 오히려 사진이 적게 남았다는 나의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쿠스코에서 마추픽추로 가는 길은 기차를 타는 방법이 가장 빠르지만, 나는 배낭여행자이므로 두 발에 의지했다. 이른바 '정글트레킹'으로 불리는 이 길은 3일 동안 끊임없이 걷고, 짚레일을 5~6번 타야하는 코스이다.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돈이 부족했던 게 참 감사하다.
기차를 타고 마추픽추에 갔더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이 너무도 많다.
정글트레킹 멤버(제일 왼쪽이 저자)
여행이 남기는 가장 소중한 재산은 결국 '사람'이다. 또래친구끼리 모여 힘든 트레킹 길을 함께 했다. 이들과 함께 했기에 3일간의 여정을 무사히 완료하고 마침내 '아구아스 깔리엔떼'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추픽추를 가고자 하는 여행객이라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이 곳은, 밤이되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배낭여행객들이 이야기 꽃을 피우는 더 없이 아름다운 여행지이다.
아구아스 깔리엔떼 (여행자들의 마을)
마추픽추
마추픽추에 가기 위해서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산을 타야한다.
(물론 버스가 있지만 나는 타지 않았다. 이유는... 아실 테니 생략)
정글트레킹에 이어, 조기기상, 이른 등산으로 인해 입술이 터지고, 얼굴이 한껏 부어올랐다.
하지만 마추픽추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체게바라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으며 그가 마추픽추에서 어떤 감상을 느꼈을까 무척 궁금했던 적이 있었기에, 더 감명 깊었다.
마추픽추에 도착했을 때 이미 무척 지쳐있었지만, 본래 계획대로 2시간을 더 등산하여 몬타냐 정상으로 향했다. 등산에 또 등산을 더하는 일정이었지만 후회는 없었다.
그곳에서 바라본 마추픽추의 전경은 그 어떤 사진으로도 대체불가능한 것이었기에.
이후 나는 4000m를 다시 걸어내려왔다. 여행객들을 태운 버스가 좁은 산길을 따라 내려가고, 나는 그 버스를 위태롭게 피해다니며 하산했다. 이미 해가 다져버린 탓에 시야도 부족하고, 산 속에서 인기척이 들릴 때마다 무서웠지만 하늘에 떠 있는 수없이 많은 별을 보며 잔 걱정은 모두 덜어버릴 수 있었다.
마추픽추 등산 이후 숙소에서
이 여행을 시작할때 나는 70kg이었다. 마추픽추에서 내려온 뒤 몸무게를 재보니 60kg이었다. 무려 10kg나 빠진 뜻하지 않은 다이어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