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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찬찬 May 05. 2024

어차피 당신 말이 맞다

런웨이 하듯 마이웨이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스트레스 받을 필요는 없다. 내가 아무리 인생의 진실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인 위치나 지위가 없으면 사람들은 어차피 내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다. 반대로 그럴듯한 사회적 명함만 있으면 사람들은 돈을 주고서라도 그 사람에 말에 귀 기울인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이다.


그래서 세상이 나를 이해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속상해하거나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면 여러 기관을 통해 객관적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으면 되고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면 소소하게 내가 믿고 있는 것들을 살아내면 된다.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내 삶이 잘못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을 이해하려 하고 또 이해받고 싶어 할 때 가장 괴로워지는 거 같다. 괜히 억울해지고 세상을 원망하게 된다. 그것만큼 스스로 망치는 길은 없다. 내가 문제라고 느끼면 정말로 문제가 된다. 그렇다는 건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당신 안에 엄청난 야망이 있다면 나를 부정하는 것들로부터 끝까지 나를 지켜내 증명하는 삶을 살면 된다. 그것은 매우 존경할만하고 멋진 삶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서 당신의 삶이 형편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당신 말이 다 맞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당신의 삶을 경험해 보지 않은 이상 당신이 옳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자꾸만 부정당하고 틀렸다고 손가락질 받을 때 세상은 억울해지고 투쟁해야만 하는 곳으로 변한다. 그것은 매우 고달프고 외로운 일이다. 아무리 터프한 사람이라도 그러한 상황에 놓여 있으면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차피 당신이 옳으니 뭐가 맞고 틀리고를 연연하며 삶을 낭비하지 말자. 그런 것을 따져봤자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


남에게 피해주지 않은 이상 세상이 뭐라 하든 말든 나만의 길을 갈 수 있어야 한다. 가능하면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 그것은 꽉 막힌 삶이라기보다는 괜한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 태도고 어떻게 보면 인생을 가장 현명하게 사는 방법일 수 있다.


내가 볼 때 세상은 옳고 그름을 따지는 세계라기보다는 옳으면 그냥 옳은 만큼 영향력이 생기는 세계에 가깝다. 그래서 굳이 정답을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거 같다. 애초에 정답은 없고 정답처럼 보이는 말들만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 내가 가장 정답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을 선택해 살면 된다.


그것은 일종의 패션 센스 같은 거여서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아 입는 것과 같다. 어떤 옷이 나에게 어울리는지는 오로지 개인적인 안목에 달렸다. 만약 언어가 생각이 입는 옷이라고 한다면 나에게 맞는 옷을 입듯 나에게 맞는 언어를 입어야 한다. 


사업가는 자본주의라는 브랜드의 옷을 입고 철학자는 윤리학이라는 브랜드의 옷을 입는다면 중요한 것은 자본이냐 철학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그 옷을 잘 스타일링했는지에 달렸다. 그게 어떤 브랜드 간에 잘 입으면 사람들은 상관없이 매력적으로 느낀다. 그것은 어떤 생각과 사상이든 내가 잘 소화해 내면 사람들은 하나의 스타일로 봐준다는 말이다. 


굳이 인정받으려고 애쓰지 않아도 당신의 삶이 매력적이라면 언젠가 세상은 당신의 팬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그때 가서 내가 살아온 날들을 당당하게 말하면 된다. 세상은 어쩌면 거대한 패션쇼 장인지 모른다. 내가 가진 가장 이쁜 옷을 꺼내 입고 당당하게 런웨이 하듯 마이웨이 하다보면 언젠가 사람들은 나를 정답이라고 말해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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