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열 Nov 21. 2022

이런 유형의 직장동료는 거르세요

직장에서 멀리해야 하는 사람의 몇 가지 유형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있다. 모든 사람이 예의 바르고 선하지는 않다는 것,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모두 어른처럼 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고민에 빠지게 된다. 어떤 사람들을 배제해야 하고 어떤 행동과 말들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하는지 말이다. 


정답이 있지는 않다. 다만 경험이 좀 더 많은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정답 비스무리 한 것을 지니고 있다. 특히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감정 에너지를 낭비해 본 사람은 어떤 부류의 사람을 경계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지금부터 이야기할, 걸러야 하는 직장동료의 유형 역시 그런 경험들에서 나왔음을 미리 밝힌다.


험담이 대화의 대부분인 사람

입만 열면 누군가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는 부류가 있다. 이들이 하는 험담은 하마평(下馬評)이나 가십, 비웃음, 시기와 질투가 섞여 있는 뒷담화와 결이 다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를 공격하고, 말이 돌고 돌아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는 것이 그들이 일삼는 험담의 주된 목적이다.


이런 사람과 가깝게 되면 어느샌가 험담의 공범이 되어버린다. 비록 함께 험담을 늘어놓지 않았다고는 해도, 그 험담을 고스란히 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범의 자격은 충분하다. 특히 그 험담의 대상인 사람에게는 험담의 목격자이고 증인인 동시에 험담에 동의하고 공감한 사람으로  몰리기 쉽다. 결백한 것은 안다. 하지만 괜한 오해 사기 싫다면 험담의 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속에 있는 그대로 말하는 사람

"내가 없는 말 한 게 아닌데 왜 그래?"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서 이런 식으로 항변하는 부류가 있다. 그런 부류는 보통 자신을 일컬어 거짓말 못하고, 할 말은 해야 하고, 사실 그대로를 말하는 '쿨한 사람'이라고 한다. 정말 그런 사람일 수도 있지만 쿨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그런 부류의 사람은 직장이라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쿨병'에 걸린 분별없는 자의식을 지녔다고 여겨지기 십상이다.


만약 쿨함을 가장해서 마음 속에 있는 그대로 말을 한다면 그것은 누군가를 상처주기 위한 것이거나, 부주의한 발언으로 상처를 준 다음에 미안하다는 말을 할 용기가 없어서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다. 동기가 무엇이든 말로 사람을 공격하거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하는 것은 어른스럽지 못한 일이다. 쿨하게 살든 말든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언젠가는 내가 그 졸렬한 자의식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알아야 한다.  


비밀을 말하는 사람

"이거 비밀인데, 당신한테만 얘기하는 거야.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안 돼."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사람도 걸러야 한다. 일단 본인이 비밀을 지킬만한 그릇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드러냈으니 신용하기 어렵다. '당신한테만'이라는 전제를 달긴 하지만 '당신'이 몇이나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비밀을 취득한 '당신'이 많아져서 말이 돌다 보면 비밀이랍시고 굳게 입을 다물던 내가 비밀을 옮긴 사람으로 독박을 쓰는 일이 생길 수 있다.


비밀 운운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서 들은 이야기나 정보를 그럴듯한 비밀로 포장한다. 나의 입에서 나왔던 이야기나 정보도 그에게는 입 털기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한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는 비밀을 좋아하는 그들에게 좋은 떡밥이다. 사람을 거르기 여간해서 쉽지 않다면, 대화라도 걸러야 한다.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거짓말하는 사람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은 '차가 막혀서'라고 한다. 사실 그 정도는 크게 문제가 안 된다. '늦잠'을 '교통체증'으로 바꾼다고 해서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는 사실이 변하는 것도 아니고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문제는 자신이 처한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이다. 한 것을 안 했다 하고, 안 한 것을 했다 하고, 전달하지 않은 것을 전달했다 하고, 들은 것을 못 들었다 하고, 내가 한 것을 남이 했다고 하고...


이런 부류의 사람과 엮이면 거짓말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거짓의 시나리오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거짓말쟁이들은 만만한 사람을 거짓말에 끌어들이기 마련이다.) 또, 그렇게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과 쌓아둔 친분이라도 있으면 일이 터졌을 때 입장을 정하기가 곤란한 지경에 이른다. 그런 거짓말에 피해를 보았거나 불필요하게 엮인 경우, 고함이라도 치고 화라도 내려면 거짓말의 기운이 스멀스멀 느껴지는 부류의 사람은 처음부터 멀리하는 게 좋다.


편가르기 하는 사람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지 군집을 이루길 좋아한다. 직장생활도 보면 이렇게 저렇게 어울리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끼리끼리 모이는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집단 내부의 소집단'이 편가르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그런 소집단의 경우 배타성이 강하며 전체주의적 성격을 띤다. 그래서 발생하는 것이 직장 내 따돌림이다.


별다른 이유 없이 어쩌다보니 모인 소집단과는 달리 편가르기식 소집단은 주도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과 어울리면 당연히 배타적인 그룹의 일원이 될 확률이 높고, 그룹의 안녕과 결속을 위해 누군가를 괴롭혀야 하는 일에 가담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윤리적 측면에서 용인이 되는가? 직장생활도 사람으로서 하는 것인 만큼, 사람답게 행동하려면 편가르기 일삼는 사람은 일찌감치 손절하자.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은 누구나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의 됨됨이 중에 하나지만 직장생활에서는 '약속파기 빌런'들이 의외로 많다. 출퇴근 시간처럼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대내외 업무 활동에 이르기까지, 쉽게 약속하고 가볍게 약속을 어기는 이 부류는 절대 가까이해서는 안된다. 


멀리해야 한다는 것은 관계에서 적당한 높이의 선을 그어놓는 것을 말한다. 그 선이 낮아질수록 약속은 소홀하게 대접받기 마련이다. 대접받지 못한 약속은 짜증이나 분노 같은 나쁜 감정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직장인의 역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약속된 회의에 늦는 바람에 여러 사람이 대기하느라 시간을 버려야 하고, 약속한 자료가 제때 오지 않아 기획서 작성이 늦어지고, 고객과 약속한 미팅에 늦어 허리를 굽혀 사과해야 한다. 


약속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약속의 당사자를 가볍게 본다는 얘기다. 그런 가벼움에 농락당하지 않으려면 선을 높여두어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약속이 대접을 받을 수 있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경우 화라도 내고 책임이라도 물 수 있다. 물론 최선은 이 부류의 사람과 어떤 약속도 하지 않는 것이다.


이외에도 걸러야 할 부류는 많지만 아마도 많은 '경험 있는' 직장인들이 인정하고 동의할 부류는 이 정도일 것이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미운 정도 정이라고 대충 얼버무리고 갈 일이 아니다. 사실 동료 직원과의 접점이라고는 같은 직장에서 일한다는 사실 정도가 전부다. 대부분 나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만들어졌고 그다지 견고하지도 않은 연결고리 때문에 뒤통수를 맞고, 피해를 보고, 감정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은 없는 것이 좋다. 게다가 위에서 말한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질적이다. 쉽게 고쳐지지 않으니 희망을 품기보다는 거르는 게 더 현실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답일 때도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