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살고 일하는 한국인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삶
제 소개를 먼저 해야하는데 어떤 타이틀이 적당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살며 네덜란드 회사에서 원격근무하는 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입니다. 개발자들을 위한 에러트래킹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디자이너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행복을 찾아, 또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멀리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결혼까지 하고 이렇게 오래 살게 될 줄은 전혀 몰랐지만요.
스페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바르셀로나에서 조금 떨어진 소도시에서 살게 되면서 한국 음식이 너무 그리워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고, 요리 사진을 본 많은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을 열어달라고 해서 지금은 '먹셀로나'라는 인스타그램을 열고 130개 이상의 레시피를 올렸습니다. 해외 살이의 고단함때문에 시작한 요리였는데 저에게는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어준 기회였습니다. 덕분에 현지 레스토랑 주인분들과도 친구가 되었고 제가 다니던 학교의 교수님과 대표님에게도 요리를 해드리면서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유럽에서의 직장 생활, 프로덕트 디자인 이야기, 스페인 남편과 겪는 문화 차이, 해외 살이의 즐거움과 고단함, 나를 발견하게된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서 종종 풀고 있는데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이야기를 길게 풀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아 고민하던 차에 브런치를 다시 한번 꺼내 이야기를 정돈해보았는데 감사하게도 작가 승인을 받게 되었네요.
한국에서 직장생활 할때 그렇게나 괴로워했고, 그 덕분에 행복을 찾아 멀리 스페인까지 왔지만 사실 행복은 가까이에, 또 작은 것들로 부터 온다는 것. 많은 나라들의 친구들을 만나고 보니 세상에 완벽한 나라도 시스템도 없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이 사실은 나를 발견하고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