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상실 효과 (cancelation effect)
독일의 한 연구소에서 진행된 실험의 사례를 보자. 22개월 영아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다. 아이는 장남감을 가지고 놀고 있고, 한 여인이 책상에 앉아 편지를 쓰다가 펜을 떨어뜨린다. 펜을 주으려고 손을 뻗지만 손이 닿지 않는다. 아이들의 78%는 아장아장 걸어가 이 여인을 도와 펜을 주워준다. 펜, 종이, 집게 등을 떨어뜨려 아이들이 도와주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만들었다.
이 후 실험을 위해,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보상을 주지 않고, 한 쪽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보상으로 주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물건을 떨어뜨렸다. 어떻게 됐을까? 처음부터 보상 받지 않았던 아이들은 89%가 펜을 주워 주었다. 보상을 받았던 아이들은 53%만이 펜을 주워 주었다. 물질적으로 보상함으로써 도우려는 의지가 사라져 버렸다.
일본 연구자들은 보상과 끈기의 연관성을 밝혀냈다. 실험은 피실험자들을 보상 그룹과 무보상 그룹으로 나눠 세 단계로 진행됐다. 첫째 단계에서 보상 그룹에게는 5초 간격으로 스톱워치를 눌러 1000분의 5초 이내 안에 버튼을 누를 때마다. 2.20 달러를 주었다. 무보상 그룹에게는 실험을 모두 마친 후 참가비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두 번째 단계는 휴식시간에 각 그룹이 연습하는 비율 차이를 관찰하는 것이었다. 보상 그룹과 무보상 그룹을 모두 신문과 잡지 등 읽을 거리가 있는 휴게실에 넣었다. 어느 그룹이 휴식 시간에 연습을 더 많이 했을까? 무보상 그룹이 보상그룹보다 2배나 더 많이 연습했다. 다음 휴식시간에는 4배 더 많이 연습했다. 언뜻 생각해 보면 보상 그룹이 더 많이 연습했을 것 같지만 실상은 반대였다. 보상으로 인해 끈기가 사라진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휴식시간 후 두 그룹 모두에게 보상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실험중 자기공명장치로 실험참가자들의 뇌를 스캔했다. 첫 스톱워치 실험에서는 두 그룹 모두 동기 부여에 관련된 부분의 운동이 감지됐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무보상 그룹만 운동이 감지됐다. 보상 그룹은 보상을 주지 않으므로써 동기 부여 뇌의 움직임이 사라졌다.
두 실험뿐 아니라 동기부여 연구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의 127개 연구 분석 등 여러 근거가 있다. 감시나 압박이 없는 상태에서 조직을 위해 일한다거나 도움이 필요한 동료를 돕는 행위나 끈기는 보상을 하게 되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 증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