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수림 Sep 11. 2023

전시《직업병: 病 그리고 竝》

@ 아루 자기만의방

임수림·조현희, <폭탄을 던진 이유를 네게 말해주진 않을 거지만>, 2023, 혼합매체, 가변설치, 1분 36초



“가끔은 같이 망하고 싶어요.”


임수림이 쓰고, 조현희가 시각화를 담당하였다.

임수림의 속에 화가 쌓이고 또 쌓였을 때, 조현희가 기꺼이 같이 폭탄을 터뜨려주겠다고 말하면서 이 작품은 시작되었다. 

둘은 대본이 미술관 벽에 걸려있어도 위화감이 없게, 되려 재미있는 시각적 효과로 배우와 연출 없이도 작가가 의도하는 바를 더 직관적으로 전해보고자 했다.

우리는 자주 이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만, 사실 이게 쉬운가?

같은 마음으로 의기투합한 줄 알았던 동료와 예술로 더 나은 메시지를 전하기는커녕, 상처와 오해만 남고 더는 우리가 우리가 아니게 되는 일이 비율로 따지면 더 많지 않았나. 타인에 대한 실망, 스스로를 향한 수치심과 후회 속에서 '이제 절대 안 해' 이렇게 다짐하곤 했다. 하지만 곧 다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손을 꼼지락대며, 인간에 대한 기대를 품고야 마는 이들과 이 작품을 나누고 싶었다. 

희망은 언제나 짓밟혔던 그 자리에서 다시 빼꼼 고개를 내미는 법이었으니까.


"하지만 맨날 망하진 않을 거예요."


작가의 이전글 야, 왜 너는 아닌 척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