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는 눈에 띄게 커다란 공원이 두 개가 있다. 방콕을 관통해 바다로 빠져나가는 짜오프라야강의 동쪽으로 두 개의 공원이 나란히 놓여있다. 왼쪽에는 룸피니 공원, 오른쪽에는 벳짜낏띠 공원이 있다. 여행 마지막 날, 여유가 생긴 나는 그중 비교적 새로 생긴 벳찌낏띠 공원을 찾아갔다.
벳짜낏띠 공원은 우리나라 일산 호수 공원처럼 호수가 있는 커다란 공원이다. 단. 다른 점이 있다면 호수가 중앙이 아니라 오른쪽에 위치한 사실이다. 덕분에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코스가 애매해지긴 했지만 호수에 비치는 고층건물을 보는 맛은 한층 더 화려하고 정취가 있다.
그래서일까? 내가 들렀던 저녁 어스름한 시간에는 방콕의 선남선녀들이 붉게 물든 노을을 즐기기 위해 무수히 나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이토록 많은 젊은 커플을 본 적이 있었을까? 젊음이 넘치는 태국의 현실이 부럽게 느껴졌다.
아무튼 이곳 뻿짜낏띠 공원은 태국 젊은이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장소임이 분명했다. 여기에 더해 공원 앞에 위치한 국립컨벤션 센터에서는 사시사철 여러 가지 문화 공연이 펼쳐지고 있으며 지하 푸드 코트에는 요리의 나라답게 세계 각국의 요리를 적당한 가격에 먹을 수 있으니 태국의 젊은 연인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데이트 장소가 따로 없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