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또 Nov 21. 2019

디테일해진 세계관 속 성장한 아렌델 자매

[영화] 겨울왕국 2(2019)

이걸로 충분하다고 느꼈던 작품의 속편 소식은 기대 반 걱정 반이기 마련이다. ‘겨울왕국’도 그랬다.


겨울이 오면 들어야 한다, 렛잇고

‘겨울왕국’이 좋았던 이유 중 첫째는 아렌델 자매올라프(조시 게드), 둘째는 노래와 연출의 조화가 쾌감 쩌는 ‘Let It Go’ 시퀀스, 셋째는 디즈니 드디어(!) 동화 속 반복되던 저주를 푸는 진실한 사랑, 이른바 트루 러브의 공식을 비틀어서였다.


이미 괜찮은 한 편이 있는데 굳이 또 하나 더 추가하는 게 괜한 사족이 되는 건 아닐까. ‘겨울왕국 2’는 과연 어떤 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렌델의 엘사(이디나 멘젤)와 안나(크리스틴 벨)는 기대 이상으로 멋지게 돌아왔다.


이제는 인투 디 언노↗↗↗↗↗운 + 쇼 유어 셀프까지 들을 것이다

대중적인 건 전편이겠지만 ‘겨울왕국 2’는 이만하면 괜찮은 속편이다. 캐릭터들의 기원과 과거를 다루다 보니 세계관에 디테일이 생겼고, 그래서 전편의 서사나 설정을 좀 더 보완해주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주변에서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중인데 개취로는 재미있는 기승전결이었고, 불친절하거나 억지스럽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솔직히 스토리는 1편에서도 대단히 풍성했던 것 같지는 않고, 1편이나 2편이나 감정선을 섬세하게 켜켜이 쌓아 올렸다기보다는 노래와 그래픽의 힘으로 슉슉 넘어가며 진행한 건 똑같다고 생각한다.


2편 보고 안나가 더 좋아진 거 나만 그래요? 아닐 거야 8ㅅ8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큰 법이니 그냥 보는데 의의를 두자며 극장에 들어갔다가 한 뼘 더 성장한 캐릭터들을 만나게 된 것도 좋았다. 엘사는 여전히 자신이 피해를 끼칠까 봐 늘 불안해 보였는데 드디어 그 부담을 내려놓았다. 예고에도 나왔던 바다를 질주하는 모습은 마치 백마를 타고 전장을 누비는 영웅 같아 멋있었다.-퀸 엘사 포스-


언제나 엘사를 일으켜 세웠던 안나는 홀로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고 주저앉았다가도 이내 스스로 일어섰다. 안나는 엘사 같은 마법의 힘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하고 올바른 마음과 강인한 멘탈의 소유자라는 것. 이번 편에서 특히 안나의 이런 매력과 강점이 잘 드러났다.


근데 감독님 조나단 그로프한테 또 왜 그랬어요

다만 크리스토프(조나단 그로프)의 활용은 조금 아쉬웠다. 1편에서는 안나와 같이 엘사를 찾으러 가기라도 했는데 2편에서는 그런 분량도 없고, 노래는 좋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보면 살짝 튀는 곡 같아 애매했다. 그래도 확실히 웃기긴 했다. 배우는 노래를 너무 잘하는데 화면 연출은 90년대 발라드 뮤비의 그것이라 피식피식 터졌다. 그러나 그 갬성을 모른다면 그저 갑분싸... 그 자체일 것 같다.


크리스토프 노래만 놓고 보면 영화에는 안 실렸지만 사운드 트랙에는 있는 ‘Get This Right’이 훨씬 더 취저다. 안나와 크리스토프의 듀엣 송이기도 하고, 가사도 귀엽고, 역시나 또 잘 불렀고. 무튼 조나단 그로프를 이렇게 잠깐 쉬어가는 타임 용으로 쓰다니 제작진 두 번 연속 너무하는 거 아닌가(..)


사랑둥이들♥

음악 얘기를 더 이어가자면, 1편은 노래가 영화를 압도했다면-‘렛잇고’가 멱살을 잡다 못해 잡아먹은 수준- 2편은 전반적으로 좀 더 조화롭고 통일성이 갖춰진 느낌이다. 사운드 트랙에 대한 감상이 영화를 보기 전과 후에 따라 바뀔 듯.


‘Let It Go’ 만큼의 강렬한 임팩트나 중독성은 없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은근히 계속 ‘Into The Unknown’ ‘Show Yourself’가 생각난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브랜든 유리(패닉! 앳 더 디스코) 버전의 ‘Into The Unknown’은 불꽃이 아낌없이 펑펑 터지는 것 같달까. 시원시원하고 쩌렁쩌렁한 고음이 짜릿했다.


새로 등장한 친구도 저세상 귀여움♥

관크와 스포를 피하겠다고 새벽 같은 조조 타임으로 예매했는데 아주 쾌적하게 관람해서 만족. 아이맥스 3D 효과가 대단한 것 같지는 않지만 좋은 건 크게 크게 보라는 말도 있으니까. 그래픽 수준이 어마어마해서 눈이 즐거웠다.

 

운 좋게 용산 4D 프라임 석도 잡았는데 이걸 보러 갈 때에는 관크 대잔치가 될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엄습한다. 부디 기우이기를(..)

매거진의 이전글 최애에게 막말하다 입덕한 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