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전략이 힘을 잃어버릴때

삶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만든 방어전략이 깨질때

아동기의 감정적 고통은 죽음과도 같은 경험입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감정적 고통을 경험하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여러가지 방어전략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심리학 교재에는 여러가지 전형적인 방어전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여자아이들은 자신을 분리시켜서 제3자가 된것처럼 자신이 성폭행을 당하는 상황을 바라보는 경우도 있고, 살을 찌워서 자신을 강하게 만들려고 하거나 아버지로 하여금 성욕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전략 말고도, 감정적인 고통을 견뎌내기 너무 힘들기 때문에, 감정 자체를 느끼지 않는 전략을 취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바라볼때 아무런 힘도 없고 할수있는 것이 없는 아이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마음을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심각한 부작용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점은 자신이 만들어낸 방어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도 아이시절에 만들어낸 방어전략을 무의식적으로 계속 사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방어전략은 몸에 각인이 되어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벗어나기가 거의 불가능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어전략과 동시에 자신만의 환상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예를 들면, 부모가 감정적으로 학대를 했다거나, 아무런 관심을 보여주지 않고 방치했다면, 아이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내가 열심히 살면 나를 좋아해 줄것이라는 생각을 할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성향을 가진 아이는 집안에서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면서 부모님이 자신을 좋아해 주기를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망은 환상일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을 사랑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이렇기 때문에 자녀들에게 정서적으로 무관심하고 방치하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생각하는 내가 열심히 살면 나를 사랑해주고 나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는 것은 환상이고 거짓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잘못된 생각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잘못된 만남을 갖게되고 그 만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할 가능성이 많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아버지는 정서적인 관계에 엄청난 두려움을 느끼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정서적인 친밀함을 가지려고 할때 엄청난 분노를 표출하면서 친밀한 관계 맺는 것을 거부하고 자녀들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자신에게 방어막을 쳤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자주 마주했던 저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 전략을 수립했고, 이러한 감정느끼지 않기 전략은 성인이 되어서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에 대해서 엄청난 분노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분노는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 상사들에게 투사되는 부작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저의 아버니즌 엄청난 수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수치감이 만들어지면, 거짓말로 그러한 수치감을 가리는 전략을 쓰고 있었습니다. 거짓말의 대상은 자녀라도 예외가 될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거짓말을 했는데, 이것이 저의 삶에 씻을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심리적 방어전략은 자신의 삶뿐만이 아니라 자녀와의 관게에도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게 됩니다. 자신이 인식하지도 못하는 방어전략이 삶속에서 끊음잆이 문제를 만들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중년의 시기에 제가 건강하지 않은 심리적 방어전략과 환상을 가지고 살아왔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책을 읽고, 삶속에서 벌어지는 여러가지 상황을 연결하게 되면서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는데, 그 구체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고쳐나가는 것은 또다른 문제였습니다. 그러한 상황을 발견했다고 해서 바로 수정이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가령 저는 권위자에 대한 심각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러한 감정은 부모와의 관계에서 만들어졌던 것인데, 회사에서 만났던 권위자에게도 비슷한 감정을 계속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두려움이 느껴지면 쉽게 그 사람들에게 다가갈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이야기 할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고, 회사 안에서 좋은 기회가 왔을때 그것을 잡을 기회도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나중에 저의 방어전략이 주는 이득보다 방어전략을 통해서 만들어지게 되는 고통의 크기가 더 커졌을때 방어전략을 이제는 버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반적인 과정에는 수많은 요소가 숨어 있기 때문에 지금 저의 글에서 설명되어 있는 것 이상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방어전략이 주는 이익보다 손해가 더 많아지게 되면 삶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방어전략과 환상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어도, 이미 삶이 중년을 넘어서 노년으로 가고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삶을 살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섣불리 새로운 삶으로 바꾸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무엇이 싫다고 해서 당장 새로운 삶을 살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삶이 잘못된 방어전략과 환상에 기반한 것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바닥부터 다시 배워햐 하는 두려움과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는지를 보면서 자신만의 삶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비록 시간이 걸린다 하더라고 말입니다. 

삶을 바꾸어서 살아가다가도,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고 자신을 무시하고 방치했던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자신의 실수에 대한 후회의 감정이 올라와서 한참동안 힘들어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삶을 두려움에서 도망가기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과, 자신의 삶의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은 생각과 에너지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더 이상 과거에 속박되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위해서 살아가야 겠습니다. 과거의 방어전략과 환상에서 빠져나와서 현실에 발을 디디고 소망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살아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