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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방어기제

가족안의 고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어기제가 만드는 혼란

심리학에서 방어기제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개인의 방어기제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습니다. 개인이 너무나 감정적으로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되면, 현실을 부정하거나 감정을 마비시키거나 환상을 만들어서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합니다. 이러한 모든 대응 방법은 현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지 않고 회피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문제를 악화시키는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아무런 힘이 없던 어린 시절에 주 양육자의 폭력이나 건강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만들어낸 방어기제를 무의식적으로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이 건강하지 않은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다면, 이를 인식하고 건강한 방어기제, 혹은 문제를 직접 직시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이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중요한 과정중에 하나입니다. 


이러한 개인의 방어기제도 있지만, 가족 안의 방어기제도 있습니다. 가족 내부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이해서 어떠한 방법으로 가족이 그러한 상황을 견뎌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이러한 가족의 방어기제는 대를 이어서 전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린이는 가족안에서 경험했던 방어기제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방어기제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무의식에서 깨어나지 못한다면 결국 잘못된 방어기제라도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깨어난 이후에, 저의 삶과 가족에 대해서 좀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족 안에서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제시대때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던 분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얼마나 무시를 당하고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살았을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할아버지는 가족들에게 폭력적이고, 폭언도 많이 했으며, 저주의 말까지 했었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정리해 보면, 사회에서의 무시와 수치감을 밖에 나가서는 풀지 못하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그러한 수치와 분노와 두려움을 폭발시켰던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인 아내와 자식들에게, 가족들에게 자신의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해소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밖에 나가서는 다른 방식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필요 없는 곳에 돈을 낭비하면서 자신을 과시하려고 했으며 이러한 방법으로 돈을 낭비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부모 밑에서 자녀들은 자신의 감정적 욕구는 알지 못하고, 부모의 감정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살아야만 했습니다. 결국 이런 내면의 수치감으로 인해서 나르시스트적 성향을 가지게 되거나 상호의존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자녀들은 두려움, 분노와 수치의 감정을 물려받았고, 자녀들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해소하려는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도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건강한 어른이라면, 자신이 사회에서 직면하는 어려움들을 자신이 해결하고, 자녀들에게는 그러한 짐을 지우지 않습니다. 정서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정서를 조절하는 방법을 찾아서 스스로 해결합니다. 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어른들은 자신이 사회에서 경험하는 일들에서 발생하는 수치감과 분노를 자신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합니다.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고통을 당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자신이 살아온 삶을 개선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럴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보다 약자인 아내나 자녀들에게 그 분풀이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내 탓을 하거나 자녀탓을 하면서 다 니들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어떤 어머니들은 자녀들때문에 자신의 삶이 망가졌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어떤 부모는, 자신이 하지 못했던 일들에 대해서 자녀들에게 짐을 넘기면서 하도록 강요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의 한을 자식을 통해서 풀어보려고 하는 정서적으로 미숙한 사람들의 행동입니다. 


자녀들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도와주고 싶은 사람들은 부모로서 자신의 정서적 고통을 물려주면 안됩니다. 자신의 고통은 자신의 대에서 끝내고, 자녀들은 그들의 삶을 살도록 놓아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건강하지 않은 부모들은 이렇게 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분노를 자녀들에게 쏟아부어서 자녀들이 두려움속에 살아가도록 만드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한국 사회에서  많은 정서적 폭력이 가정과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것 같습니다. 한국의 자살율이나 우울증 등의 환자가 증가하는 것이 이를 대변하는 것입니다. 이를 줄이는 방법은 어쩌면 사소한 것에서 시작할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신의 감정은 자신이 책임지는 것, 감정에 대해 관심을 갖는것. 이러한 조그마한 시작을 통해서 한국 사회가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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