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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경계설정이 중요한 이유

사람간의 경계를 정하는 것은 국가간의 경계를 정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억지 소유권 주장은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이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임을 알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주택을 무단 점유한 사람들이 일정기간 이상을 거주하게 되면, 집주인도 마음대로 쫒아내지 못하는 이상한 법안때문에 많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눈에 보이는 세계에 대해서는 소유권이 분명하고 말이 안되는 경우를 명확하게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대항을 하고 문제제기를 해서 바로잡기도 합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확실한 경계설정을 하기 어려운 점이 있고,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많은 정신적인 고통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의 정서에서는 가족이라는 전통적인 가치와 서양의 프라이버시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혼란을 만들어낸 측면도 있습니다. 또한 오랜시간 한국의 사회내에서 존재하고 있던 유교의 전통으로 인해서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서 확실한 경계설정이 모호한 측면이 있음을 알수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를 할 내용은 부모와 자녀간의 감정에 대한 경계설정을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경계설정이라고 하면, 자녀를 독립적인 감정과 생각을 갖고있는 인격적인 존재라고 인식할때 비로서 성립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녀가 어떠한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는 부모들에게 이러한 경계설정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생각에 대해서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가질수 있다는 것을 납득하기도 하지만 감정에 대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고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처리가 되기 때문에 다른 감정을 가질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자신이 무슨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말로 설명할수가 없습니다. 그저 불확실한 느낌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한 느낌을 부모들이 인정해주고 확인해주는 말을 통해서 아이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실체화 할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상황을 슬픔, 기쁨, 분노, 등의 언어와 연결할수 있게 되고, 부모와 함께 이러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해소하는지에 대해서 배워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상적인 학습의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게되면, 아이들은 자신의 몸이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되고, 그러한 감정을 어떻게 건강하게 해소하는지도 알지 못하게 되면서, 감정을 건강하게 처리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건강하게 처리되거나 해소되지 못한 감정들은 특히 분노나 슬픔의 감정들은 아이들이 향후에 잘못된 방법으로 해소하려고 하거나, 성향에 따라서는 아이들의 내면 깊은 곳에 남아서 아이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수도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부모들은 자신들과 아이들이 다른 감정을 가질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어떠한 상황에서 자신과 동일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 아이들에 대해서 당황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고 황당해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들은 짜증이 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한심한 감정이 들기도 하고요. 부모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자녀들이 자신과 같은 감정이 아닐수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느끼기를 강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에 동화되지 않는 아이들에 대해서 심한 분노와 슬픔, 혹은 좌절의 감정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발 물러서서 돌아보면, 아이들은 부모들이 살아온 삶을 다 알지 못합니다. 부모들이 경험했던 직장에서의 어려움, 경제적인 불안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부모와 같은 감정을 느낄수는 없는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녀들이 자신과 동일한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에 놀라하면서 화를 내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직장에서 있었던 억울했던 일들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의 감정을 폭언이나 아이들에게 공부하지 않는다는 잔소리를 잔뜩 퍼붇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전형적인 감정의 경계설정에 실패한 경우입니다. 모든 개인은 자신만의 감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의 고유한 경험입니다. 성인들은 자신의 감정은 자신 안에서 해소하고 처리해야 하지만,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성인들은 그러한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보다 약자인 자녀들에게 그러한 감정을 퍼붇는 방법을 통해서 해소해 보려고 하지만 그것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할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삶도 망가뜨리는 최악의 방법입니다. 


부모들이 자신들의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자녀들에게 이핑계 저핑계를 대면서 책임전가를 해버리면,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도 아닌 부모의 감정을 자신의 것으로 받을수 밖에 없게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감정과 부모가 던저준 아무 개연성 없는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게 됩니다. 이때 개연성 없는 감정들은 아이들의 삶을 혼란에 빠뜨리게 됩니다. 자신의 것이 아닌 수치심과 분노가 여러분의 삶에 있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실것 같나요? 저는 이것을 몰라서 부모님이 저에게 던져놓았던 두려움과 수치심 그리고 분노의 감정 속에서 40년이 넘는 세월을 고통속에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실체가 무엇인지 몰라서 너무나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습니다. 이제 그 실체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해소하는 과정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감정적 경계설정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서적인 건강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감정이 아닌것은 구분해서 제거하는 훈련도 필요하고, 이러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고, 관리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알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가치있는 삶을 살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이글을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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