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면접으로 이직 성공하기
작년 여름부터 7개월간 이직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회사에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봤다. 이전 글 "7개월 만의 이직 성공, 미국에서의 두 번째 직장"에서 썼듯이, 나는 채용 과정 자체에서 배우고 얻은 점이 굉장히 많았다. 이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신다면, 명확한 계획이 없더라도 일단 무조건 시작부터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수많은 회사에 지원하고 떨어지는 과정을 통해 여러 회사와 소통하며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 시간들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해 더 알아가고, 그렇게 쌓이는 데이터로 내 진로 계획을 명확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이 내 이직 성공기의 핵심인 것 같다.
이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은 면접이었다. 채용 담당자와 팀원들, 매니저와 여러 차례 인터뷰를 하면서 그 팀의 성향, 분위기, 목표, 나의 업무 분야에 대해 알아가고, 자연스레 이 회사 또는 이 직종과 나의 fit 이 좋을지 감이 온다. 면접은 회사뿐만 아니라, 나도 내가 앞으로 몸 담을 수도 있는 이 회사, 같이 일할 상사와 팀원들, 나의 책임이 될 업무 종류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다. 모든 초면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그렇듯이, 성향이 잘 맞아 대화가 수월하게 풀릴 수도 있고, 뭔가 맞지 않아서 어색하거나 때로 흐르는 정적을 맞이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에게서 초면에 편안한 분위기의 대화를 이끌어 낼 수는 없지만 (그렇게 때문에 좋지 않은 면접 결과도 모든 것을 다 본인 탓으로 넘기며 너무 자책하지는 말기를), 그래도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준비 방법은 있다. 이 글에서는 내가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했는지 나누어 보려고 한다.
지원서를 낸 회사에서 면접 연락이 오면, 나는 일단 바로 구글에 "[회사 이름] glassdoor"을 검색했다. Glassdoor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본인이 속한 회사나 채용 과정을 겪은 회사에 대해 리뷰를 올릴 수 있는 웹사이트인데, 어떤 회사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곳이다.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이 직접 밝히는 work-life balance는 어떤지, collaborative culture은 어떤지, compensation과 benefits에 대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어떤지에 대해 읽어보며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를 쌓고,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그 회사의 채용과정을 겪었던 사람들이 올린 면접 질문들을 읽고 한 문서에 다 취합했다. 그리고 그 질문들에 대한 나의 답안들을 쭉 써 내려갔다. 나는 면접을 본 회사마다 따로 Google Docs를 만들어서 예상 질문과 답을 적고, 면접을 보며 메모를 해서 연이어지는 다음 라운드 면접 준비를 할 때도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Glassdoor으로 전반적인 회사의 이미지에 대해 데이터를 쌓았으면, 다음으로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것은 다시 첫 단계의 회사 채용 공고로 돌아가서 다시 엄청난 주의를 기울이며 찬찬히 읽어보는 과정이다. Job description을 읽으면 회사가 어떤 candidate을 원하는지 더 자세히 알 수 있고, 회사의 needs에 대한 나의 이해도를 면접에서 어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나의 학력과 이력, 또는 자라온 환경, 기타 등등 나의 삶에서 이 회사가 필요로 하는 것에 맞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 부분에 대한 storytelling을 해야 한다.
Job description은 나의 등락을 결정하고, 합격했을 시에 같이 일하게 될 나의 direct report 가 직접 썼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가 면접을 보게 될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여길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단서이다. 때문에 Qualification이나 Job responsibilities에 대해 자세히 읽고 다음의 질문들을 준비한다.
(1) Why [회사 이름]?
(2) Why do you think you will excel in this role. Why this team? How your current role applies to this team?
(3) Describe a project you made impact.
(4) What are your greatest strengths and weaknesses?
(5) Where do you see yourself in 5 years?
(6) Tell me about a time you made a mistake.
(7) Tell me about a time you had to work with a difficult person.
(8) Questions for me?
위 질문들은 실제로 거의 모든 면접에서 나왔던 질문들이다. Glassdoor와 Job description을 읽고 회사가 가장 원하는 스킬이 무엇인지 3-5가지 생각한 후, 각각의 스킬에 대한 본인의 경험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내가 지원하는 회사들은 (1) Quantitative reasoning (2) Qualitative skill (3) Strong in-person communication skill (4) Cross-functional work (5) Fast learning을 원한다고 판단해서 각각의 스킬에 맞게 내가 했던 프로젝트나 직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준비했다.
(8) 번의 Any questions for me? 질문은 거의 모든 면접에서 정말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 이상 꼭 물어보는 질문이다. 면접관이 job candidate에게 이상 궁금한 게 있으면 너도 질문해 봐! 하고 시간을 주는 건데, 면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이 candidate의 진정성과 성격에 대해 가장 잘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이 회사와 이 position에 대한 절실함과 관심이 많아야만 할 수 있는 질문들이 있다. 보통 회사를 research 하는 과정에서 든 궁금점이 있거나, 나의 경력과 관심사에 비추어 보았을 때 나만이 할 수 있는 질문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크게는 다음과 같은 category에서 brainstorming을 시작하고, 각자 스토리에 맞게 질문을 특색 화하면 된다.
Structure of the team, how many managers, how many team members
Who’s my hiring manager and what’s his/her leadership style?
What kind of candidate succeeds/stand out in this role long term?
What does the career progression of this role look like?
What is the next interview process like?
Learning/mentoring opportunities
Why did you join [회사 이름], and what has been your experience like?
What do you want to change about your team?
At the end of the day, 면접도 결국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대화이다. '평가'라는 요소와 갑과 을의 구분이 명확하긴 하지만, 결국 서로가 쌍방으로 마음에 들어야 오퍼라는 최종 단계까지 성공적으로 다달을 수 있다. 첫 직장에서 면접관과 면접자의 역할을 모두 다 경험해 봤는데, 사실 어느 쪽도 마냥 면접이라는 자리가 편하지만은 않다. 면접관도 인터뷰를 잘 진행해서 면접자에게 잘 보여아한다는 부담감이 크다.
나는 모든 면접을 '새로운 사람을 알아갈 기회'로 생각했다. 면접관을 그냥 한 명의 사람으로 보고, 그 사람이 하는 일과 평소에 중요하다고 여기며 살아가는 것들이 무엇인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어떤 목표가 있는지 등등 그 사람에 대해서 배운다는 자세로 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에 대한 genuine interest를 표현하는 것이다. 최대한 진심으로, inquisitive 하고 curious 한 자세로, 눈으로, 면접관과 대화를 하는 것이다. 이 사람과 좋은 친구가 되는 첫 만남-이라고 생각하고, 면접관에게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나도 망친 면접이 정말 많다. 화상 인터뷰인데도 불구하고 화면을 통해 보일 정도로 얼굴이 빨개진 적도 있고, 고난도의 질문에 버벅거리다가 sorry로 답변을 끝낸 적도 있고, 인터넷 연결이 안 되어서 주어진 면접 시간 30분 중 첫 15분을 날려버린 적도 있다.
하면 할수록 인터뷰 실력도 늘고, 서서히 감도 잡힌다. 어떤 사람들, 어떤 분위기의 회사와 면접을 할 때 내 마음이 가장 편안하고 대화도 잘 풀리는지에 대해서도 배워간다. 재미있는 과정이다.
때문에 면접은 가장 중요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human aspect 가 많은 단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qualification이 부족하더라도 인터뷰를 기회 삼아 오퍼를 받아내는 데에 성공할 수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고 다짐하고 인터뷰에 임하면 된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