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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삼일 프로젝트 May 02. 2017

라스트 찬스에서

파주 작은 읍내에서 만난 옛 미군클럽  

한 때 이 동네에 미군 클럽이 몇 개였는데..
미군들이 부대 들어가기 전에 꼭 술 한잔씩 하는 곳이었으니까.


라스트찬스
주소: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진동로 4
연락처: 010-4513-9242


복원된 라스트 찬스 입구




장파리. 난생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우리는 내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왔지만, 도무지 클럽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다. 전형적인 시골 읍내에 초등학교가 있었고, 도로 한켠에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리비교 다리를 사이에 두고 미군부대가 있어서, 한때 미군을 상대로 한 클럽이 7군데가 있었다는 건 전설처럼 아득하게 느껴지던 오후. 우리는 중국집과 교회와 시골집들을 기웃거리다 묘한 분위기의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서부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입구는 잠겨 있었다. 주인장은 출판 단지에 마실을 나갔다 했다.


"시래기나 말리던 곳이었는데, 설치 예술가 부부가 이 건물을 임대해서 예전 모습으로 복원했어요.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요. 처음엔 난리도 아니었어요. 에효" 기웃거리던 우리를 발견한 주인장 친구라는 이는 혀를 차며 말을 건넸다. 어둡던 실내는 불을 켜니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작은 무대와 악기, 카메라 소품 등 원래 이 자리에 계속 있었다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미군이 떠난 지 40여 년, 이제 미군은커녕 젊은 사람들도 찾기 힘든 외지에 자리한 클럽. 이 아이러니한 공간 덕분에 상권이 죽어 버렸다고 한 숨 쉬던 전형적인 시골 마을, 장파리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지막이 새로운 시작이 되는 경우를 우리는 알고 있다.

건물을 나오며 입구에 걸린 간판을 다시 올려다 봤다. 라스트 찬스. 한글로 풀면 마지막 기회쯤 되려나.


건물 옆 작은 정원


겨울이 더 제격일것 같은 공간


다른 건 몰라도 벽체는 예전 그대로 복원하기 위해 애썼다 한다.


많은 음악가가 이곳을 찾았다.


손때 묻는 소품이 여기저기 보인다.


소품들


어렵게 복원했다는 벽체


바로 옆에 리비교가 보인다. 예전 다리 건너 미군 부대가 있었다.


건물 옆 정원


라스트 찬스 외부 모습




사진, 조혜원
글, 김홍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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