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네 아주 잘 왔어요. 붙이시느냐 애 많이 드셨겠어요. 싱싱하니 맛있겠어요. 잘먹을께요."
"그래 잘 갔다니 됐다. 끊자."
뚝.
비록 무뚝뚝하게 말씀하시는 편이어도 박스안에 돌돌 말린 신문지들은 안다.
하나하나 다듬고 모아서 꽁꽁 싸매고 며느리 손 더 안들게 파까지 다듬어 보내시는 마음을...
사실 봄은 밖에만 있는줄 알았다.
걷다가 문득 찾은 봄을 반기며 반가움을 사진에 담아 보는게 전부였지만, 상자속 봄나물들을 보는 순간 정성가득 봄이 집안에 들어와 있음을 느꼈다. 가슴속까지 따스한 봄햇살이 비추는 기분이였다.
시금치, 상추등은 양이 많아 이웃집들과 조금씩 나눠먹으려고 나눠 담았다. 이를 보던 둘째가 한마디 한다.
"엄마 누구 주려구~? 나 심부름 할래."
"어~옆집이랑 윗집. 양이 많아서 싱싱할때 나눠먹게. 00이가 문고리에 좀 걸어주고 올래?"
익숙한듯 둘째는 나물이 담긴 봉지를 들고 현관문 앞을 나섰다.
"다녀오겠습니다."
"응~계단 조심하구~"
후다다닥 계단오르는 소리는 잠시뒤 계단 내려오는 소리와 도어록 열리는 소리로 둘째 임무 완수다.
"고마워~ 00아"
나의 어릴적 살던 동네엔 4~5섯집이 띄엄띄엄 떨어져 있었다. 절편이나 인절미와 같은 먹거리가 생기면 할머니께선 응차 심부름을 보내셨다. 조금씩이라도 맛보라시며 이건 누구네꺼, 저건 누구네꺼 등등 먹거리를 싸다가 내 손에 쥐어 주셨다. 제법 심부름을 잘해내는 난 씩씩하게 심부름을 완수했다. 이젠 심부름을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심부름 다녀오며 느꼈던 뿌듯함을 알기에 둘째도 알련지 모르겠지만서도 말이다.
박스안 가득했던 봄이 새싹이 되어 곧 피어날 꽃처럼 오늘도 어제보다 더 따스할 봄날이 되어주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