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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Nov 16. 2019

13. 시카고, 추억의 그릇 스카이라인

2019년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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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라는 도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시카고 피자' 정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나 홀로 집에에서 나오는 캐빈이 살던 시골마을이라는 것 정도가 내가 아는 전부였다. 야경에 대한 큰 기대 없이 여행은 시작되었고, 조금씩 검색을 통해서 영화 '배트맨 다크 나이트'와 '트랜스포머'의 촬영지가 있는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시카고의 야경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영화 속에 나왔던 수많은 빌딩들을 내려다볼 수 있는 포인트, 바라볼 수 있는 포인트 등 멋진 장소들이 너무나도 많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시카고라는 도시에 도착해보니, 주황빛 조명들이 길가에 설치가 되어있었고, 날씨가 흐렸지만 따뜻하다는 느낌이 드는 도시의 분위기였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시카고에서는 현재 이 조명을 전기세 때문에 LED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고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따뜻한 느낌의 도시, 시카고를 여행하면서 베트맨이 달렸고 조커가 서있었던 선물거래소 앞에도 가보고, 베트맨 속에 나왔던 리버워크와 윌리스타워의 전망들을 보면서 멋진 야경을 사진 속에 담으리라 떠올렸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은 '아들러 천문관 스카이라인 워크'였다. 시카고의 수많은 마천루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끊임없이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 담아볼 수 있는 곳이었다. 착륙을 대기하는 수많은 비행기들이 별처럼 서서 대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 장관인 시카고만의 스페셜한 야경이었다. 


 밀려오는 파도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곳이 미시간호라는 바다가 아닌 미국의 오대호 중 한 곳이라는 것이 더 신비롭고, 호수를 따라 늘어서 있는 마천루의 모습들은 신비로웠다. 비행기들은 사진 속에서 이착륙을 하면서 궤적을 만들고, 나는 그 빛의 궤적을 사진 속에 온전히 담고자 했다. 파도가 치는 소리와 쉼 없이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기도 했지만, 사진 속에 이곳의 아름다움을 계속해서 담아나가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이곳에 머물지는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사진들이 카메라의 프레임 속에 잡혔고, 사진들을 바라보면서 아직도 시카고의 밤을 떠올리곤 한다. 


 야경사진들은 추억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야경 사진들을 들여다보았을 때, 그 당시의 바람의 속삭임, 파도의 소리,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모두 떠오르기 때문이다. 시카고 여행은 얼마 지나지 않은 여행이라서 그런지 사진 속 기억들이 야경사진이라는 그릇 속에 잘 보존이 되어 있다. 


 이 사진은 나에게 추억을 담는 그릇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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