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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Nov 16. 2019

15. 에필로그, A컷 그리고 사진을 선택 한다는 건

 사진가들은 A컷이라는 사진을 촬영했는지를 상당히 중요시한다. 오늘 하루 종일 수십 장에서 많게는 수백 장의 사진을 촬영했지만, 누군가는 '한 장도 못 건졌다'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흔히 말하는 'A컷'이 한 장도 나오지 못했다는 이야기이다. 

 

 누군가에게는 한 장을 건졌다는 이야기보다는 하루 종일 촬영했던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을 한 장 고르는 일이 'A컷'을 선별하는 일일 수도 있겠다. 사진 속 번개가 치는 순간을 사진 속에 담아내기 위해 쉼 없이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고, 사진 속에 아주 작은 한줄기의 빛이 담겼다. 누군가는 A컷을 건지지 못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날 촬영한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이기에 이 사진을 'A컷'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장의 사진이 주는 만족감이 A컷의 척도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A컷은 그날 하루의 추억과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는 '그릇'같은 의미이다. 이날 누구와 함께했고, 하늘에서는 번개가 쳤으며, 이 한 장의 사진을 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노력했는지 말이다. 


 누구나 주관적인 생각을 갖고 사진을 촬영하고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향해 갈 것이다. 이번 '야경사진 한 장이 내게 주는 의미'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오래된 사진들을 정리하고 또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너무나도 다양한 장소, 다양한 순간들의 기억들 속 사진들이 많이 있었고 모든 사진들이 나에게 소중했다. 그리고 몇 장의 사진들을 골라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던 것 같다. 


 잘 나온 사진을 한 장 골라야 할지,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는 '추억이 많은' 사진을 골라야 할지는 계속해서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 15편의 이야기가 짧았다면, 짧은 이야기겠지만 옛 기억들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다는 시간이었기에 즐거웠던 연재였던 것 같다. 야경에 대해서만큼은 여전히 집착하고 있기에 후의 이야기는 언제가 됐건 꼭 다시 써 내려가고 싶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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