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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Apr 22. 2024

일을 오래하려면

누군가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또 누군가는 일을 해서 돈을 벌기도 한다. 혹은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하든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면 그 일을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힘들게 시작해서인지 어떻게 해야 오래 일할 수 있는지 안다. 좋아한다고 빠르게 달려들다 보면, 내가 생각하지 못한 일의 이면을 보게 되었을 때 금방 지치게 된다. 어느 일이나 그 일을 하는 사람만 아는, 일의 기쁨과 슬픔은 있다. 일의 기쁨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일의 슬픔을 앎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일 때 좋아하는 일이 되고, 그 슬픔을 알고 있을 때 일을 오래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최근 일을 시작한 지 1년쯤 된 친구를 만나 퇴사 소식을 들었다. 서로 힘들게 버티고 있는 건 알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일을 그만둘 거라고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일을 잘하는 친구로 알고 있었기에 더더욱 친구의 결정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일의 슬픔을 모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견디기 힘들었나보다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몇 일지나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오래 알고 지냈지만, 각자 모두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다들 성향에 맞는,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것이었다. 우리 이야기의 끝은 좋아하는 일로 시작했지만, 결국엔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였다.      


좋아해서 시작한 일임은 틀림 없다. 다시 태어나 일을 하라고 해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선택할 것 같다. 그리고 이 일 말고는 하고 싶은 일도, 잘하고 싶은 일도 없다. 내가 생각하는 일을 오래 하는 방법은 너무 좋아하지도, 너무 싫어하지 말고 그냥 꾸준히 주어진 일을,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다 상처 받으면 그 일이 두 번다시 보기 싫어질 것이고, 싫어하는 일이라 생각하면 일 하는 재미도 없을 것이고 그만 두고 싶은 생각 절로 들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 버티는 게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지 않나. 버티다 보면 각자 자신만의 일의 재미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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