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친구가 휴가 차 한국에 왔다. 어제는 그 친구와 점심 식사를 하며 반갑게 밀린 환담을 나눴다. 미국의 유명 제약회사의 연구원으로 일하는 그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 회사의 코로나 백신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보급되면서 가지고 있던 스톡옵션을 팔아 아주 큰 돈을 벌었다.
이처럼 기쁜 전사(前事)를 이미 들어 알고 있었기에 친구가 전해주는 흥미진진한 성공 스토리를 직접 들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자리에 나갔는데, 전혀 뜻밖의 얘기를 들었다. 회사의 주식이 상한가를 갱신하던 2021년 이맘때쯤에 그는 사실 자살을 실행하려 했노라고 말했다. 무지막지한 회사 업무에 시달리며 육신이 극도로 극한 상황에 내몰리면서 멘탈이 붕괴되는 비상사태가 찾아온 것이었다. 그는 당시에 오전 6시에 출근해서 다음날 오전 1~2시에 퇴근을 했고, 스톡옵션을 처분하기 위해 인터넷에 접속해서 클릭할 몇 초도 허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가 막힌 얘기였다. 그건 마치 죽음의 왕관(코로나)을 머리에 두른 왕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
천만다행으로 위기에서 벗어난 친구는 이듬해부터 블로그를 시작하며 글쓰기의 습관을 붙이고 있다고 했다. 일종의 자기치유의 노력이었다. 그는 내게 2019년부터 글쓰는 작가가 된 나를 보면서 사실 부러운 마음이 들었고, 글쓰기를 자기의 버킷리스트에 올렸다는 얘기도 해주며 그와 관련된 블로그 페이지도 알려주었다. 그저 고맙고 감사한 마음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