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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자 탐식가 Jan 23. 2022

하락장을 맞이하는 자세

변동성 이겨 내기

22년 새해 들어 미국이나 한국 모두 증시 상황이 매우 좋지 못하다. 금리 인상의 속도가 빨라지고, 테이퍼링에서 한술 더 떠 QT(Quantative Tightening, 양적 긴축)까지 언급되다보니,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를 중심으로 낙폭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증시의 경우에는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셀트리온 분식회계 감리, 신라젠 상폐, HDC산업개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LG엔솔의 청약 광풍으로 수급마저 꼬이면서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믿을만한(?) 것이 미국 증시였는데, 성장주가 포진된 나스닥이 올해 들어서만 12% 넘게 빠지며 본격적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한 상태이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우는 제레미 그랜섬 같은 분이 향후 S&P500의 45% 폭락 가능성을 언급하다보니 (1/20, CNBC 인터뷰), 시장의 심리는 극도로 불안해지고 있다.


그럼 직장인 투자자들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옵션은 어떤 것이 있을까? 


투자자의 현재 포트폴리오 상황에 따라 답변이 달라진다.


1. 현금이 많거나, 현재 포트폴리오의 절대 규모가 작은 경우

작금의 하락 장세가 오히려 반가운 케이스. 우량 종목을 싸게 줍줍하면 그만. 다만 현재 장세가 얼마나 길게 이어질지, 그리고 얼마나 크게 빠질지 알 수 없으므로, 우량 종목이 아무리 싸다고 하더라도 한번에 덜컥 매수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 간격을 가지고 분할 매수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 (욕심을 줄이는 게 관건)


2. 포트폴리오의 규모가 비교적 크고, 대부분 주식으로만 구성된 경우

대부분 투자자들이 처한 상황일 것이고, 고민이 많을 듯하다. 몇 가지 대응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포트폴리오 압축하기 - 다이어트부터 먼저

가장 우선적으로 시도해볼 만한 방법은 '포트폴리오 압축', 즉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다. 상승장을 지나다보면 포트폴리오가 방만해지기 마련이다. 계속 수익이 나니까 특정 종목에서 이익 실현 후 휴식을 가지기 보다는 계속 돈이 되는 종목을 찾게 된다. 그러다보면 주식 종목 수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고, 애초의 투자 포인트가 무엇인지조차 기억나지 않는 종목들이 포트에 존재하게 된다. 상승장이면 상관없으나, 하락장에 들어가면 그러한 종목들이 문제를 발생시킨다. 확신이 없기 때문에 마이너스가 커지는 순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아울러 종목 수가 많을수록, 개인이 내려야 할 판단의 양이 커지므로, 개별 판단의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장이 좋지 못한 경우, 확신이 떨어지는 종목 위주로 매도하여 현금을 확보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수익률 상황은 신경쓰지 않는다. 플러스 수익 종목을 매도하고, 마이너스 종목을 남겨 두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오로지 향후 매출액/이익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이 서는 기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는 것이 핵심 포인트!!!


2) 존버 - 변동성은 투자자의 숙명

'존버가 무슨 대응 방안이냐' 그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개별 종목의 이슈가 아니라 시장 전체 상황이 나빠 개별 종목의 주가가 빠진 경우라면, 시간이 지나고 나서 되돌아 봤을 때 아무것도 안한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인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주식 시장은 돌고 돌기 때문. 지금은 나빠 보여도 다시금 봄날이 찾아온다. 따라서 기업 자체의 사업 전망에 변화가 없다면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공포심을 가지고 섣불리 매도하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 비중을 늘릴 기회인데, 손실을 확정한다면 나중에 주가 상승시에 이중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

물론 변화된 시장 상황에서 보유 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한 점검은 반드시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오로지 고PER의 성장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가정하자. 22년 들어 금리 인상, QT, 인플레이션 등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불리한 환경으로 돌변했다. 이 경우에는 개별 성장주의 현재 가치가 하락하는 셈이므로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존버의 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는 다음번 유동성 장세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기회 비용이 클 수 있음.)


3) 인버스 헤징 - 고수의 영역

난이도가 높은 영역이기 때문에 권장하지는 않는다. 인버스나 곱버스 ETF, 더 나아가 인버스 ELW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함으로써 시장 리스크에 대한 노출도를 낮추는 전략이다. 이론적으로는 명확한데, 심리적으로는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같은 시총 상위주가 반등하여 지수는 상승했는데, 본인이 보유한 개별 종목은 오히려 빠지는 경우, 헤징용 인버스마저 같이 빠지기 때문에 손실이 더 커지게 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멘붕에 빠질 수 있다. 인버스 헤징에서 중요한 것은 '헤징에 대한 마음가짐'. 헤징으로 방향 맞추기를 한다고 생각하는 순간 스텝이 꼬일 수 있다. 헤징은 '보험'으로 생각해야 한다. 혹시나 인버스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시장이 무너지는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보험료를 냈다고 생각하면 그만. 자꾸 인버스에서 발생한 손실이 신경 쓰인다면 인버스 헤징은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위에서 하락장에 대한 대응 방안들을 살펴 봤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들은 무엇이 있을까?


1) 레버리지 사용

마이너스 수익률이 커지다보면 물타기의 유혹이 생긴다. 물론 기업가치와 주가와의 괴리가 커졌다면 당연히 추가로 매수하는 것은 현명한 전략이다. 다만 앞서 언급한 '변동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하락의 폭이 예상보다 깊을 수 있고, 하락의 기간이 예상보다 오래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레버리지를 사용하여 덥썩 물타기를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포트폴리오 전체 리스크를 매우 높일 수 있다현금이 필요하다면 우선적으로 포트폴리오 다이어트를 통해 마련하고, 근로소득에서 매월 일정부분 현금흐름을 발생시켜 포트폴리오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 굳이 레버리지를 사용하겠다면, 반드시 만기가 긴 레버리지를 활용해야한다. 직장인 신용대출의 경우 1년 만기이나 대부분의 경우 연장이 가능하므로 그나마 만기가 긴 레버리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스탁론이나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도 짧거니와, 담보가 된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면 반대매매가 들어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할 레버리지다. 최악은 미수. 직장인에게 있어 미수는 자살행위나 다름 없음을 반드시 기억하자.


2) 시장 예측에 집중

주식장이 하락하면, 자연스럽게 시장 예측가의 전망으로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누군가가 나와서 시장 하락이 이제 멈출거라고 하면 안도의 한숨을 내다가, 다른 누군가가 폭락을 언급하면 다시금 공포에 휩싸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면 미래를 매번 정확히 예측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우리같은 직장인 투자자들이라고 예측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자세며 에너지 낭비다. 예측에 몰두하다가 괜시리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만 키우게 된다. 우리 같은 가치투자자가 해야할 일은 주가나 지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기업의 미래를 추정하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개별 기업의 가치, 미래의 매출/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지 고민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하락장을 맞았을 때 심리적으로 힘든 건 시퍼렇게 멍이 든 계좌 잔고 자체가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는 것 때문이다.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아는 것만으로도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나 스트레스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음을 기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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