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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주아 Dec 29. 2020

매일 살고 종일 죽어있기

마음, 물결, 낱장 1

그가 죽은 뒤 나는 삶보다 죽음을 믿는 사람이 되었다. 오늘, 날씨, 식사라는 말보다 도자기, 묘지, 생일이라는 말과 가깝게 지냈다. 몇 년 간 나는 검은 옷만 입었다. 그게 편했다.

나는 알지 못하는 죽음을 경험하고 종종 도망치다 어느 순간 시시해졌다.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살만해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 마음에 드는 정서를 골라 입는다. 어때요. 난 당신에게 긴 줄자를 줄 수 있어요. 어떠세요. 오늘 당신 옷엔 이 톤이 잘 맞을 거예요. 사람을 생각할 때 종일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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