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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전 여성에게 - 서론

출산 후 지속가능한 경력을 위해 제공할 콘텐츠 연구

by 말쿡 은영

이 매거진은 아래의 제목으로 작성 중인 연구 논문의 내용을 수록합니다.

현재 1차로 작성을 마쳤으나, 참고문헌의 인용, 문헌의 해석과 적용이 좀 더 필요합니다.

발전 과정에서 내용을 조금씩 구성하겠습니다.


논문의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산 후 지속가능한 경력을 위한 출산 전 여성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구성 연구 - ‘말해지지 않은 시간’을 살아가는 여성들을 위한 안내서


이 논문의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현재 버전의 서론을 올립니다. 추후 수정될 수 있습니다.


서문: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시간


이 논문은 기본적으로 다음에 올 여성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출산을 앞둔 여성에게 건넬 경고 겸 안내의 콘텐츠를 연구한다. 필자는 1970년대 후반에 출생한 여성으로 자기 성장과 사회적 성취에 대한 의식화 교육을 비교적 많이 받은 중산층에서 자랐다. 진로 선택에서 성차별 경험이 뚜렷하게 없었으며, 개인의 성장에 집중하며 자라온 편이다. 자라온 환경이나 조건이 다양하여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학업에의 집중이 사회적으로 강조되어 왔고, 대학 진학과 이후 취업의 성공을 걸어가야 할 길로 자연스럽게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이 과정에서 여성으로서의 위치성에 대한 인지와 교육은 매우 미비하여 결혼, 출산, 육아의 시간을 거치며 매우 당황스러운 경험과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 시간의 질감과 구성에 대한 조언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 이에 부당함 또는 억울함 등의 부정적 감정의 유발이 컸고, 그 감정을 추스르고 현실적인 실천 전략을 세우기까지 상당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이에, 출산과 육아의 맥락에서 겪게 되는 사회구조적 억압과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유함으로써 뒤에 올 여성들이 상황에 대비하고 자신에게 유익한 선택을 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자신의 문제는 어차피 자신이 감당해야 할 몫이 크다. 다만, 감당할 정신적 태도와 전략이 있을 때는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선택을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


“이 상황을 왜 아무도 나에게 경고해주지 않았나?”


출산과 육아의 시간을 지나며 필자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다. 출산과 육아의 시간은 삶을 이전과 완전히 다른 궤도로 진입하게 했다. 이 세상에 없던 것이 갑자기 생겨 나에게 들이닥친 것이 아니었다. 있었으나 인지할 수 없게 하는 기제가 있었고, 그것이 나에게 이토록 큰 충격을 주게 될 줄은, 나의 위 세대 여성들은 아마 몰랐을 것이며 그러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아 입 밖에 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같은 삶의 충격은 나의 다음에 올 여성에게도 여전히 들이닥칠 것임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이 사회가 당연시하는 성역할은 오랜 가부장제의 역사, 그리고 여기에 자본주의가 강력하게 결합함으로써 쉽사리 휘어지지 않는 타성을 획득하였다. 이 사회의 뼛속까지 내재화된, 그에 따라 사회구성원 개개인에 내재화된, 특히 여성 스스로 부지불식간에 내재화한 성차별적 원리는, 세대를 거치며 점차 강화되고 있는 여성의 자의식, 또는 자아성취욕구와 강하게 충돌하였을 때, 그리고 삶의 여러 지점에서 충돌할 때 그때그때 돌파의 방법을 개인이 찾아내야 하는 부담을 준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위한 해법은 집단의 지성이 마련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개인의 부담을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리 말하여지는 콘텐츠’를 통해 각자의 상황에 맞게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 자신이 처한 상황은 어떠한 사회구조적 틀에 의해 억압된 것인지 분석하고, 냉철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이 발을 디딘 현실에서 해낼 수 있는 실천을 모색해야 한다. 개인의 의지가 부족해서 상황이 답보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억압이 원인임을 인식하고 그 해결도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정당성을 자타가 인식하여야 한다.


나는 이제야 말한다. 출산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며, 시간의 구조, 정체성의 재편, 경력의 불확실성이라는 복합적 변화의 교차지점이다. 기존 콘텐츠는 일반론적 안내서에 머무는 경우가 많으며, 구조적 억압에 대한 해석과 개인의 주체적 선택을 연결 짓는 설계가 부족하다. 이 논문은 그러한 시간 앞에 선 여성에게 현실을 직시하고, 해석하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을 부여하는 콘텐츠의 조건을 모색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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