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랙스완 Feb 21. 2023

도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해야만 하는 이유

사업과 투자의 밀월 관계에 대한 지침서

나는 사업가일까? 투자자일까?


사내정치와 실적 압박에 녹다운된

착실한 직장인 지인들은 나를 보면

자주 묻는 질문이 하나 있다.


대표님.(사회적 호칭일 뿐이다)

저는 퇴사하고 싶은데

투자를 하는 게 나을까요?

사업을 하는 게 나을까요?


이 질문을 하는 이유는 내가 직장과 사업과 투자를

두루 겪은 사람이기 때문에 뭘 좀 알려달라는 구원의 손짓일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은 매우 틀린 어설픈 질문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내가 물어보고 싶다.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는 사업가일까 투자자일까.

굳이 정답을 말하자면 사업가이자 투자가이며 그 경계는 다소 모호하다이다.

나 역시 비슷하다.


사업을 전혀 해보지 않은 보통 사람들은

사업과 투자를 별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게 작은 치킨집이 됐던 IT스타트업이 됐던 사업이란 걸 해본 사람은 사업과 투자는 절대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한 일반 직장인이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딱 두 가지밖에

없다. 사업과 투자이다.

그러므로 부자가 되고 싶다면 반강제적으로라도

사업과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직장인들이 가장 쉽게 생각하는 것은

번 돈으로 일단 투자부터 시작해서

돈을 불리는 일이다.


직장이라는 안정성에 발 한쪽을 담그고

나름 레버리지 있는 투자에 배팅해

이른바 누구나 꿈꾸는 '경제적 자유'를

앞당기고 싶다는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극소수의 직장인들만이 투자로 자산을

불려 과감하게 사표를 던질 수 있다. 대부분은

망상에서 그치고 박살 난 주식 계좌를 보며

다시 직장에 충성을 다한다.


한 가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 세상에 투자를 먼저 시작해 자산을 일군 사람보다 사업을 시작해 거부가 된 사람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 성공한 사업가들은 알아서 큰 손 투자자가 된다.


물론 투자로 돈을 벌어 사업을 하는 워렌버핏 같은 사람이나 압구정 미꾸라지 혹은 일본 BnF와 같은 전설적인 투자자들도 있다.

근데 하나 알려주고 싶은 것은 이들도 처음부터

사업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투자가 체질이고 잘 돼서 좋아하다 보니 돈이 많이 벌려서 자기의 재능을 알고 넘치는 돈을 주체 못 해 사업이라는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발현됐다고 보는 것이 맞다.


사업을 해보면 알게 된다. 사업은 투자에서 일군 엄청난 수익에 대한 세금을 대놓고 할인해 주는 훌륭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좋은 말로는 상계처리, 걸리면 분식회계가 되는 신비로운 세계다.

이건 사업을 안 해본 사람은 아예 이해 못 하는 부분이며, 사업자가 되어 살아보면 절세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감하게 된다.

여러모로 사업은 대놓고 나라에서 밀어주는 담보 없는 무제한 혜택이나 다름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솔직히 사업을 안하는 것은 손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개인과 사업자에 대해 비대칭 전략을 사용할까.

정부는 한 개인의 수익(직장, 주식투자 등)에는 매우 엄격한 잣대를 가해 얄짤없이 세금을 뜯어내지만, 사업자들에게는 나름의 관용을 베풀어 다양한 절세 방법과 대출 알선을 중계한다.

왜냐하면 사업체와 기업은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됨으로 좋든 싫든 나라에서 안 망하게 키워줘야 국가의 경제적 위상도 올라가고 고용과 소비촉진 등 국민 경제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이 사업도 운영하지 않고 따박따박 자기 수익만 올린다면 누가 직장을 다니고 공무원을 하려 하겠는가.


예를 들어 보이기 위해 본인의 상황을 조금 말해주자면,

나는 현재 3개의 법인 기업의 대표자이며,

2개 법인 기업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으며,

2가지의 개인사업을 하며,

2개의 직장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이다.

왜그렇게 바쁘게 사냐고 묻지만 난 전혀 바쁘지 않다.

어떤 직장인보다 자유롭고 시간 조절이 가능하다.


사업과 투자에 대한 약간의 노하우를 가진 것만으로도 여기저기서 임원을 등재시켜 주겠다고 손 내미는 사람이 많아진다. 물론 잘 못 손대면 범죄자가 되거나 자산이 급감할 수 있으니 늘 조심해야 한다.


코로나를 거치며 법인 사업체 하나가 매출이 급감하며 좀비처럼 돼버린 상태다. 폐업은 아직 하지 않았지만 상황은 나아지기 어려워 보인다.

망가진 사업은 망가진 주식계좌보다 살리기가 훨씬 어렵다.

주식 계좌는 최악의 주식만 아니면 '존버'식 버티기가 가능하지만 한 번 탄력을 잃은 사업은 좀비가 되어 계속 주변을 맴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하나쯤은 마치 주식 포트폴리오처럼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종목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는 사업이 좋아서 시작한 케이스가 전혀 아니다.

대학생 때부터 시작해 10여 년 정도 직장을 다니면서도 꾸준히 투자를 해왔고, 일정 자산이 넘어가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에 손을 뻗치게 됐다.

그리고 10년 째 사업이란 걸 하고 있다.

나 역시 절대 사업만은 하고 싶지 않았던 사람 중에 하나다.

남들과 비슷하게 사업에 대한 무서운 이야기와 안 좋은 인식이 어렸을 때부터 머리에 가득했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사업이라는 도전이 얼마나 재미있고 인생을 유익한 방향으로 달라지게 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난 여전히 투자를 더 좋아하고 투자로 돈을 더 벌어 들인다.

그리고 기질상 '슈퍼 내향적'인 몽상가인 탓에

사업은 나와 체질상 전혀 맞지를 않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사랑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절세 문제를 제외하고도

인생에 엄청난 교훈과 실용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투자만으로도 실컷 맘 편히 살 수도 있지만

사업을 영위함으로써 얻는 이득과 깨달음은

투자만해서는 얻을 수 없으며,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로 많다.

사업은 인간관계, 경제관계, 법률관계, 심리관계, 행동관계 등 모든 삼라만상을 아우르는 종합 예술이라 칭하고 싶다.

그만큼 인생에서 얻는 것이 많은 영역이다.

하물며 실패하더라도 얻는 것이 더 많은 도전이라 생각한다.


사업을 통해 알게 된 꼼꼼한 행정처리와 법률관계 혹은 마케팅 방법론, 사업 모델링(BM) 등은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끼치며

결국 투자 방법론에도 큰 도움을 주게 된다.

한 마디로 투자를 잘해서 사업으로 이득을 얻는 것보다,

사업을 잘해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는 양이 더 많다는 뜻이다.

투자자가 결국 사업을 하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사업으로 절세를 하며

동시에 인간사의 네트워크와 인사이트를 증강하고

그 증강된 인사이트로 투자 실적을 높이는 보이지 않는 선순환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시각적으로 표현하자면,

사업과 투자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이다.

사업이 악어일 수도 있고, 악어새 일수도 있다.

한 몸이 아닌 것 같지만 한 가지가 없이는

살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와도 같다.


사업(악어) <=> 투자(악어새)

사업(악어새) <=> 투자(악어)


악어가 악어새가 귀찮다고 입을 닫아 버리면

당장에는 귀찮은 게 사라지겠지만 이빨이

썩어버려 먹이 사냥이 힘들어져 생명(생계)에 지장이 생긴다.

악어새가 악어가 미워 다른 데서 먹이를 찾으려

하다가 굶어 죽을 수도 있다.

결국 악어와 악어새는 둘이 서로를 이해하고

상부상조하고 사는 것이 둘을 위해서도 최선의

선택이 된다.


그러므로 투자가 먼저인지, 사업이 먼저인지는

개인의 기질과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선택의 문제에 불과할 뿐,

결국 두 가지를 다 해야만 선순환을 이룰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부담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받아들임의 과정으로 여기면 된다.


사람들은 투자에 대한 접근은 나름(?) 쉽게 생각하면서도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영역이라 생각한다.


투자를 시작할 때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투자를 못한다는 말을 하는데 이건 투자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단돈 10만 원으로도 투자를 시작해 수익을 올릴 줄 알아야, 나중에 1000만 원으로도 어렵지 않은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

일단 투자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시작하려고 하니,

자금의 액수가 문제라고 생각할 뿐이다.

탐욕과 조급증은 투자에 있어서는 실패의 원흉이다.


사업도 접근법은 비슷하다.

블루오션이니 뭐 거창한 사업 아이템으로

큰 대출을 일으켜서 해보겠다고 시작하면

망하기 십상이다.

오히려 자기가 평소 해오던 직장 생활의

능력치나 좋아하는 취미, 호기심 있는 것들을

작은 도전으로 시작해 확장해 가는 것이 좋다.


그러니 직장을 다닐 때, 무사안일로 직장에서

던져주는 떡밥에 중독될 것이 아니라,

투자도 건드려 보고 평소 자기가 잘할만한

사업아이템도 구상해서 조금씩 태핑(두드려보기)

해보는 게 좋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오는 법이니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엄청난 재능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대한 과도한 공포로 인생 역전의 기회를 날려 버리는 직장인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낀다.

살아보니 인생에서 한 두번의 실패는 삶의 자양분으로 작용하며, 결국 다음 성공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시행착오 축적의 시간은 모든 성공의 역치로 작용한다.


한 번 만들어 놓은 좋은 사업 아이디어와 투자 철학(실력)은 불안정한 노후를 보장하며 평생의 경제적 자유를 위한 최고의 보물창고가 될 것이다.


그럼 누군가 이렇게 물을 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이제 용기 내서 사업을 시작해 볼까 하는데요. 어떻게 사업을 하면 잘 될까요?"


이에 대한 수 많은 질문을 듣고 만든

나의 대답은 아래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요리사가 떼돈을 벌기 위해 요리를 하면 식당에 파리가 날리고,
요리사가 요리가 정말 재밌어서 정성으로
요리를 내어오면 식당 앞이 문전성시가 된다.
손님은 귀신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허세; 내가 페라리를 사지 않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