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현실의 세상은 7인치의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가치가 있고
하루에 몇 시간이나 동영상의 늪에 빠져 있을까?
우리는 하루 생활하면서 동영상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을까?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는 동영상을 얼마나 시청했는지 알 수 있는 메뉴가 있다. 설정 탭에는 ‘디지털 웰빙 및 자녀 보호 기능’이라는 메뉴다. 이 메뉴에 들어가면 동영상을 얼마나 봤는지, 어떤 앱을 주로 사용했는지 알 수 있다. 유튜브 같은 어플에 하루 사용 가능 시간을 설정한 후 설정한 시간에 도달하면 알람이 울리며 영상을 멈추게 하는 기능이다.
필자는 그렇게 많이 동영상을 본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오늘 본 동영상 시간을 확인해 보니 3시간 48분이다. 필자만 이런 건 아닐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비슷할 것이다. 자신은 동영상을 얼마 보지 않았다고 생각하겠지만, 막상 확인해 보면 하루 중 상당히 많은 시간 동안 동영상을 봤을 것이다.
요즘은 동영상 중에서도 1분 이내의 쇼츠 영상을 보는 시간이 상당히 길어졌다. 예전에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보통은 끝까지 봤는데 요즘은 동영상이 조금만 지루해도 바로 아래에 어떤 쇼츠 영상이 있는지 본다. 그리고 잠깐 클릭해서 몇 개의 쇼츠 영상을 보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유튜브뿐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보다가도 릴스로 넘어가고,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틱톡으로 시작한 쇼츠 영상은 SNS를 점령하기 시작했고 우리 삶도 점령하여 시간을 블랙홀처럼 흡수하고 있다.
우리는 매일 바쁘게 살아가고 항상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책을 읽겠다고 결심해도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한다고 한다. 심지어 할 일이 많아 잠잘 시간조차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신기한 점은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하고 잠을 잘 시간도 없는 사람이 하루 한 시간 이상 동영상을 본다는 점이다. 매일 시간이 없다면서 왜 동영상의 늪에서는 헤어나지 못할까?
과연 동영상은 재미있을까?
한번 생각해 보자. 쇼츠 영상이 재미있는가? 기억에 남을 만큼 재미있는 영상이 얼마나 될까? 수십 수백 개의 영상을 봐도 얻을 수 있는 재미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유용하지도 않다. 심지어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쇼츠 영상은 편하게 자극을 줄 뿐이다. 엄지손가락만의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준다. 쉬움과 자극적인 동영상이 합쳐진 쇼츠 영상은 우리를 지속적인 흥분상태로 만들고, 호르몬을 자극해 빠져나올 수 없는 중독상태를 만든다. 동영상의 재미와 가치는 중요하지 않다. 편함과 흥분 그리고 알고리즘은 우리를 자발적으로 동영상의 늪에 빠지게 만들어 소중한 시간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 그리고 헤어날 수 없는 중독이라는 마약을 던져준다.
동영상의 중독에서 뺏긴 시간만 찾아올 수 있다면, 대부분 사람이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 그 시간만 잘 활용해도 충분히 다른 삶을 살 수 있다. 항상 시간이 부족했던 사람이 시간 부자로 바뀔 수 있다. 대단한 무엇이 필요한 게 아니다. 단지 편함에서 벗어날 의지만 있으면 된다. 편함에서 벗어나 불편함을 선택할 의지가 있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미래가 열릴 것이다. 누구나 공평하게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자원은 시간이다.
동영상 끊기
처음부터 자신의 의지로 동영상을 끊기는 쉽지 않다. 관성의 힘이 어제의 편안함을 계속해서 추구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가지 단순하고 간단한 방법을 통해 동영상과 멀어질 수 있다. 의지를 믿지 말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동영상의 늪에서 헤어 나오는 첫 번째 방법은 동영상 관련 어플을 클릭하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우선 바탕화면에서 유튜브 등 동영상 어플을 없앤다. 눈에 잘 띄지 않게 하는 것은 무의식적인 행동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동영상 어플을 누르는 동작을 막는다. 동영상 어플을 바탕화면에서 없애고 찾는 과정을 복잡하게 해놓으면 무의식적인 행동을 의식적인 행동으로 바꿔 편함을 불편함으로 만든다. 그래서 버튼을 무의식적으로 누르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할 시간을 준다. 즉 ‘편안함’을 ‘불편함’으로 만들어 버튼을 누르기 전 생각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무의식적으로 누르는 유튜브 어플을 대신할만한 어플을 바탕화면에 꺼내 놓는 것이다. 학습이나 신문, 독서, 가계부, 부동산과 같은 어플이 있다. 자신이 유튜브를 대신해서 사용할 어플을 지정한 후, 자투리 시간에 스마트폰을 만질 때 그 어플을 누르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자투리 시간에 동영상 어플을 누르던 습관을 없애고, 삶에 도움이 되는 어플을 사용하는 습관을 만들자. 이때 중요한 것은 새로 선정한 어플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운동이 유익하다는 걸 알면서도 운동하지 않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이다. 새로운 어플이 재미없거나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동영상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어플을 선정할 때는 유용성과 가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흥미를 자극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대체할 어플을 찾을 때는 다른 사람의 권하는 어플보다 자신이 직접 찾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목표하는 삶과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면 오래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리는 미래에 맞는 방향이어야 하고, 지속해도 사용하는 것이 힘들지 않고 즐거운 자극이 되어야 습관이 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의지를 믿지 말고 환경을 믿어라
동영상을 사용해서 잃어버린 시간을 기회비용으로 따지면 얼마일까? 간단히 5년 동안 매일 3시간씩 봤다고 하자. 5년 X 3시간 X 365일 = 5,475시간이다. 만약 이 시간에 책을 읽었다면 천 권 정도의 읽었을 것이고, SNS 포스팅을 했으면 적어도 SNS 인플루언서는 될 정도의 시간이다. 또는 다른 분야의 공부를 했다면 적어도 그 분야의 준전문가 소리는 들을 것이다. 잠시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누른 동영상이 우리의 미래를 빼앗는 가장 무서운 빌런일지도 모른다.
오늘 동영상을 몇 시간 봤다면 자신이 지금 얼마나 무서운 일을 벌이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현재 어떤 행동을 하던 시간은 항상 복리로 작용한다. 오늘 자신이 가진 시간을 흥청망청 쓰면, 미래에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의 빚으로 찾아온다. 현재의 시간을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면 이 또한 시간의 복리가 작용해 미래에 엄청난 열매로 보답한다.
환경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좋지 않은 것을 멀리 두고 좋은 것을 가까이 두는 것이 바라는 미래를 얻는 첫걸음이다. 집에 돌아오면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 떨어트려 놓자. 단 며칠만이라도 집에 들어오면서 스마트폰을 신발장에 넣어보자. 아니면 가방에 넣어보자. 아니면 단 하루만이라도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보자. 며칠만 스마트폰의 동영상 속 세상에서 벗어나 현실의 세상이 주는 아름다움과 유익을 느껴보자. 뛰어노는 아이의 예쁜 모습에 집중해 보고, 저녁 식탁에 올라온 음식의 색과 식감과 맛과 향을 온전히 느껴보자. 7인치의 스마트폰 스크린 세상에서 벗어나 현실의 아름다운 세상을 마주하자. 나의 현실은 너무 거대해서 작은 스마트폰으로 담을 수 없다. 우리가 사는 현실의 세상은 7인치의 스마트폰 화면보다 훨씬 가치가 있고 훨씬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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