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포기는 다른 미래의 선택이다.
열심히 자기계발하는 사람을 만났다. 항상 새로운 일을 찾아다니고,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있었다. 요리를 배우고, 수영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미라클 모닝을 하고, 마라톤을 했다. 책은 4권 정도를 동시에 읽는다고 했다. 잠자리에서 읽는 책이 있고, 고전도 필요해서 읽는다고 했고, 에세이는 별도로 읽는다고 하고 그림책과 동화책도 읽고, 자기계발서도 읽는다고 했다.
첫인상에서 느껴지는 것은 정신없음이었다. 말을 할 때도 집중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몇 가지 주제를 왔다 갔다 하면서 끊임없이 말하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우선 책을 여러 가지 읽는다고 해서 책과 관련하여 질문했다.
“지금 읽는 책 소개 좀 해주세요.”
“자기계발서는 월요일 하고 수요일에 읽고요. 에세이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읽어요. 아이들과 책 읽기를 하고 있어서 좀 더 잘 읽어주려고 동화책과 그림책도 자주 보고요. 자기 전에는 명언집을 읽어요.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인문학책을 읽고요. 일요일에는 진도가 느려진 책을 읽어요. 근데 책 읽는 건 재미있는데 남는 게 없어요. 내용도 기억이 잘 안 나고요. 그것 말고도 제가 하는 게 많거든요. 마라톤도 하는데요. 운동하면서 몸이 좋아진 것 같아요. 전에는 5km도 못 뛰었는데 얼마 전에는 10km 마라톤도 뛰었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음식 만들기가 재미있어요.”
“아니, 책 얘기를 해보세요. 지금 읽는 책이 어떤 내용인가요?”
“아. 책이요? 어떤 책 말씀이세요? 자기계발서는 좀 어렵긴 한데요. 그래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읽고 있어요. 그리고 에세이가 재미있기는 해요. 제 삶을 위로해 주는 친구 같아요. 그래서 자기계발서를 읽는 게 중요한 걸 알면서도 자꾸만 에세이에 손이 가요. 자기계발서 읽는 날은 따로 잡아놨어요.”
“아니, 지금 읽는 자기계발서요. 그 책은 어떤 내용이에요?”
“아 자기계발서요? 성공하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는 내용이에요. 제가요, 전에는 많이 우울했거든요. 산후우울증도 있었고요. 그래서 안 좋은 생각도 한 적이 있어요. 근데 이제 괜찮아졌어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지 않나요? 뭐 그럴 때도 있는 거죠.”
“아니, 책 내용이 뭐냐고요.”
결국, 그 사람에게선 읽고 있는 자기계발서가 어떤 내용인지 듣지 못했다. 최근 들어 자기계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것은 아니다. 시작하는 사람은 많은데 자기가 원하는 성과까지 가는 사람은 드물다. 성과를 내는 구간까지 가지 못하고,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하고 예전의 삶으로 돌아간다. 아니면 자기계발을 하고 있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인해 성과 없이 쳇바퀴 돌기만 한다.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바쁘기만 하고, 실제로는 도움이 안 되는 자기계발을 한다.
자기계발이란 생각과 행동 패턴을 바꾸고 발달시켜 지금과는 다른 삶의 모습을 가진다는 의미다. 성과는 얼마나 많은 것을 했는지로 판가름 나지 않는다. 잘하는 일로 어떤 결과를 만드는지에 달려있다. 그렇기에 우선 잘할 수 있는 한 가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성과를 내야 한다.
잘하는 한가지 일이 특이점을 넘어 다른 사람과의 차별화를 만들어냈을 때, 작은 성공 하나를 만들고, 그 성공은 스노우볼이 되어 더 큰 성공으로 연결된다. 성과는 얼마나 많은 일을 해봤는지와는 상관없다. 하나의 일이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섰는지에 달려있다. 많은 시도를 했음에도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능력에 오르지 못한다면 자기계발이 아닌 취미 생활에 지나지 않는다. 시도가 아니라 성과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나무에는 수많은 가지가 있지만 다른 가지와의 차별화하지 못하면 가지치기할 때 잘려진다. 다른 가지보다 굵고 튼튼한 가지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연초가 되면 누구나 위대한 계획을 세운다. 마치 무슨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에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위대한 계획은 대단한 계획으로 바뀌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작은 계획으로 바뀌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계획마저도 사라진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후회섞인 자책으로 이어진다.
“나는 왜 이렇게 끈기가 없을까?”
우리는 한 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중간에 포기한다. 그리고 위로한다. ‘시도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거야.’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할 거였으면 하지 않는 것이 낫다. 포기할 일에 들어간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기 때문이다. 그 시간과 에너지를 정말 필요한 일에 쏟았으면 더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기할 일을 시도하고 포기하는 것은 이전에 하던 일이 어려운 단계에 들어서자 하기 싫어 핑계로 찾은 일인지도 모른다. 새로운 일이 핑계거리인지 정말 해야 했던 일인지를 냉철하게 생각해 보자. ‘시도한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은 자기 위안을 삼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까?’ 자기 위안을 위해 몇 시간과 얼마의 에너지를 버렸는가?
여러 가지를 해도 좋지만 다 잘할 수는 없다. 아니 한 가지를 잘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일이든 성과를 내기 위해선 힘든 구간을 견뎌내야 한다. 수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을 직면하는 용기와 실패의 아픔을 이겨낼 의지의 시기를 거친 후에 성과가 찾아온다. 다른 사람이 잘하는 모습을 부러워하기보단 힘든 시기를 견뎌내지 못하는 자신의 성급한 포기를 안타까워해야 한다. 차별화는 인내의 열매이다. 많은 것을 하는 것보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한 가지를 해야 한다.
필자는 영어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사람들에게 영어가 정말 필요하지 않다면, 영어 공부 말고 다른 더 중요한 일, 지금 당장 꼭 해야 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곤 한다. 영어가 필요 없기 때문이 아니라 영어를 잘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한지 알기 때문이다. 그 시간에 삶에 더 도움이 되는 일, 지금 꼭 해야 하는 일을 하기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선택은 포기의 다른 말이라는 점이다. 선택이란 어떤 일을 포기할지, 포기하며 얻은 에너지를 중요한 일에 쏟는 작업이다. 무언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무엇도 선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누구나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정해져 있다. 우리 모두는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하다. 포기하지 않으면 중요한 일에 사용해야 할 에너지를 중요하지 않은 일에 나눠 쓸 수밖에 없다. 지금 중요하지 않은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중요한 일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은 일들이 현재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도저히 풀 수 없는 매듭을 풀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 과감히 잘라내는 게 낫다.
중요한 일을 잘하려면 중요하지 않은 일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아낀 에너지는 중요한 일을 생각하고 시도하며 테스트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나만의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에 있어서 비범해져야 한다.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시간을 쏟아 다른 이가 범접할 수 없는 특이점에 도달해야 한다. 중요한 일 단 한 가지에 있어서만큼은 비범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안다. 인생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려고 하면, 미래의 비범함을 포기해야 한다. 현재의 포기는 다른 미래를 선택하는 것이다. 영어 공부는 포기하자. 더 중요한 일, 더 시급한 일, 자신의 분야에서 비범해지는 일을 하자.
포기할 수 없는 하나 정하기
- 인생을 바꿀 중요한 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