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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월이 May 10. 2022

미드 기록 : 화이트칼라(White Collar)

언제부터인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넷플릭스를 접하면서 한국 드라마는 거의 보지 않게 되었다. 한국 드라마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과 미드는 조금 차이가 있다 보니 신선하기도 했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또 다른 세계를 느끼는 재미도 있다.

 나는 스토리에 굉장히 몰입해서 보는 편이다. 사람들과 수다만 나누어도 깊은 감정이입을 하기 때문에 내가 즐겨 보는 미드엔 더 쉽게 빠져들고는 한다. 메소드 연기를 하는 연기자는 촬영 이후에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나는 그 느낌이 조금 무엇인지 알 것 같다.  뭔가 부끄럽지만 연기자처럼 시즌이 다 끝나고 나면 마음이 굉장히 헛헛해진달까.


한 시대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영상은 시간이 지나도 그때의 감성을 담고 있는데 현재 내가 영상을 보는 시점에서는 드라마 속 인물들이 굉장히 아득하고 마치 추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OST를 듣거나 다른 사람들이 남긴 감상평이나 사진을 찾아보곤 하는데, 한국에서 덜 유명한 작품들은 아쉬워서 Reddit 같은 사이트를 찾아가서 다른 사람이 남긴 댓글을 통해 아쉬운 마음을 위로받는다.


여하튼 22년 봄에는 이미 시즌 6으로 오래전에 종영된 미드이지만, 추천을 받아 보게 된 화이트 칼라를 마무리지었다. 현재는 디즈니 플러스에서 볼 수 있는 화이트 칼라는 다른 미드에 비해 시즌이 6개 정도로 그렇게 길지 않다. 덕분에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내용이 산으로 가는 것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좀비, 총과 폭력이 내용의 주를 차지하는 것은 별로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면 재미있게 볼 만하다. 보통 심각한 범죄 수사물은 마약, 도박 위주인 것과 달리 제목 그대로 화이트 칼라 범죄만을 다루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인공 닐은 예술 작품을 도둑질하는 사람인지라 꽤나 재미있게 작품들과 역사들을 잘 조합해서 사건이 전개된다.


미드를 보지 않고 내 글만 먼저 보면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스토리가 전개되면서 수사관과 범죄자 관계로 만났지만 피터와 닐이 서로 아버지와 아들, 혹은 형과 동생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로 점차 발전하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닐의 절친 '모지'도 너무 사랑스러운 캐릭터이다. 사실 모지는 오래전 유명했던 드라마, Sex and the city의 캐리 친구 '스탠퍼드'로 나왔던 배우이다. 같은 사람인가? 하고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특유의 연기톤과 외모 때문에 모르고 지나칠 수가 없었다. 천재적인 발상으로 사건을 해결하면서 (혹은 사건을 일으키는 역할) 감초 같은 역할을 해주는데, 이건 배우의 연기력 덕에 실존하는 인물처럼 개연성 있는 캐릭터로 만들어주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이 배우가 암 투병 끝에 사망하였다고 해서 마음이 매우 아팠다.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으면서도 매 화마다 새롭게 문제가 발생했다가 마무리되고, 그다음 에피소드로 연결되는 스토리 구성도 굉장히 돋보였다. 아! 빼먹을 뻔했는데, 이 미드는 무엇보다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폴로 신 같은 닐의 외모도 지루함을 더는데 한몫했다. 보면 볼수록 잘생겼다고 감탄을 하게 되는 얼굴이다. 나의 단짝 말로는 닐을 보면 마치 키아누 리브스 같이 어딘가 모르게 동서양이 잘 섞인 듯한 느낌을 주고, 동유럽 사람의 느낌도 있다고 했다.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로 나오는데 사실 닐의 외모 덕에 가장 그럴만하네! 하고 이입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이다.


아직 화이트칼라를 못 본 사람이 있다면, 시즌1에 1화만 일단 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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