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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 욱 Jun 14. 2022

미병


요즘 특별한 이유없는 소화불량과 수면장애, 피로감을 겪고 있어 가까운 지인들에게 얘기했더니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몸에 좋은 거 먹으러 가자는 분도 있고, 건강보조식품을 챙겨주는 분들도 있다. 건강관리 잘 하라는 따뜻한 말 한 마디도 감사할 따름이다. 


감사한 마음과는 별개로 딱히 어디가 아프지는 않은데, 그다지 건강하지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을 '미병'이라 칭한다. 아직 질병은 아닌데 곧 병이 될 수 있는 건강상태라는 의미다. 병원에서도 정확한 진단명이 나오기 어려워 건강과 질병의 회색지대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임상적으로는 피로의 증가, 활력, 반응력, 적응력 감소의 특징이 있고, 원인은 스트레스, 노화, 그리고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이 지목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휩쓸고 지나간 뒤 미병이 남는 경우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미병이 질병으로 악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몸의 목소리'를 주의깊에 들어야 한다. 미병을 다스린다는 의미로 치미병이라고 부른다. 만성적인 피로감이나 어딘지 모르는 불편감이 있을 경우는 지체없이 병원이나 한의원을 찾아갈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가보면 보통 충분한 영양과 휴식, 운동 정도를 권할 것이다. 중년층을 위한 요가 프로그램이나 명상을 통해 심리상태를 조절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미병을 다스리는 방법 중 하나로 한의학에서는 '양생법'을 권한다. 오장육부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적당히 조금 먹고, 적당히 운동도 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편하게 살다보면 내 몸에 이미 갖춰져 있는 건강유전자가 다시 살아나 건강을 회복한다는 방법이다. 얼마 전 돌아가신 송 해 할아버지도 건강법의 첫 번째로 긍정적인 삶의 자세와 웃음을 강조했다. 


딱히 웃을 일 없는 일상 생활에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살라고 하는 조언만큼 부질없는 것도 없지만, 우리 같은 미생들의 미병 관리에 미소가 가장 좋다는데 어쩌겠는가? 이젠 즐거워서 웃는게 아니라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웃어야 한다는 현실이 그야말로 웃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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