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난 어떤 공무원이 제게 "혹시 시를 쓰세요?"라고 하더군요. 페북에서 종종 눈에 띄는 문학적 감수성을 칭찬하는 말로 들었습니다. 저는 인문학을 하긴 했는데 시나 문학과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입니다. 어제 만난 어떤 업체 대표님은 "혹시 미대 나오셨어요?"라고 묻더군요. 사무실 디자인이나 플렌테리어에 대한 저의 관심을 보고 하시는 얘기였겠지요. 또 어떤 후배는 '빈틈없이 반듯한 사람'(아, 이건 좀 아닌데)이라고 평가하기도 했고, 술자리에서 만난 어떤 지인은 '형사 같아서 무섭다'고 표현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제각각의 정체성으로 저를 인식하는게 어떨 때는 반갑고 고마운데, 또 어떤 때는 '난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에 봉착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저 매달 주는 월급을 받으며 누군가가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일 뿐인데, 그 동안 해왔던 많은 일들이 저렇게 다양한 저를 만들어왔던 모양입니다. 어쩌면 제가그 동안 만났던 모든 사람과 일과 시간이 저의 일부일지도 모릅니다.
누가봐도 한결같은 스타일로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스타일'이라는 것은 짧은 시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아주 오랜 시간동안 꾸준함이라는 축적의 시간을 가졌을 것입니다. 저는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늘 도전과 변화와 성장을 꿈꾸고 있습니다.
변화와 성장은 장벽 너머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벽을 넘던지 깨던지 해야 또 한번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겁니다. 이 벽을 넘고 나면 또 어떤 사람이 저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