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인간은 어떻게 이렇게 쓸모가 없단 말인가.
이렇게 느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게 자신을 향해 돌을 던지고 침을 뱉는 그런 게 아니더라도,
그냥 불어왔다 지나가는 바람처럼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들곤 했다.
그게 아마 가장 깊은 곳에서 하는 자신과의 대화겠지.
여러가지 공부를 해 왔다.
노래를 했으나 가수를 하기엔 애매하고,
마케팅을 했으나 일류라고 하기엔 부족하고,
영성을 공부했지만 마지막 움켜쥠은 풀어내질 못했다.
어떻게 이렇게 평범할수가.
어떻게 이렇게 이도 저도 아닐 수가 있지.
나는 이 평범함을 몹시 미워했고,
왜 비범해질 수 없는지 탄식했다.
비범해야만 먹고는 살 수 있을 줄 알았으니.
그러나 되돌아보면,
일들은 항상 필요할 때 일어났다.
그게 내 능력과는 관계없이, 그냥 일어났다.
사람들이 너는 어떻게 그렇니. 라고 감탄한 때도,
너는 어떻게 살려고 그러니. 라고 불쌍해한 때도
일들은 그냥 일어났다. 내 능력과는 관계없이.
그냥 그건 그렇게 됐을 뿐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거저 주어졌다.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삶을 사는데 내 능력은, 자질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능력이 있건, 없건 나는 나다.
나는 그 모든 나를 긍정하고 싶다.
언젠가 이 최후의 두려움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내게 주어질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