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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Oct 06. 2024

K-WAY FRANCE 행사

까웨 프랑스 본사 이벤트

과거 사진을 보다가 "어! 내가 이 사진을 브런치에 올렸던가?"


내가 담당하는 브랜드가 두 개의 회사로 분리되면서 정신없이 상반기가 지나갔다.

2명이 해야 할 일을 나 혼자 끙끙대며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매일 야근하다가 어느 날 CFO에게 분노의 폭발을 발사했다. "Je n'ai pas un moment de répit. Je  déborde de travail"

몇 년째 띵까띵까 놀며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이 회사 경력 6년 차에게 내 업무 중 일부분을 넘겼다. 5분의 1 업무만 넘겼지만 뒤로는 숨통이 트였다.

누군가에게 내 상황을 이야기했을 때 해결책이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일 것이다.


내가 현재 근무 중인 회사는  캬웨 프랑스 본사이다. 우리 쇼룸은 여러 개의 브랜드가 있는데 프랑스 브랜드 K-WAY 까웨 (프랑스어 발음 - 꺄웨), 이태리 명품 CP COMPANY 씨피 컴퍼니 (프랑스어 발음 - 쎄페 꼼빠니), 마이클 잭슨 가죽 신발로 유명한 미국 브랜드 SEBAGO 세바고, 이태리 국민 슈즈 SUPERGA 수페르가, 이태리 명품 Paul & Shark 샤크 등을 프랑스에 판매하고 있다.


회사 행사에 관련된 사진을 올려보려고 한다.

우선 매년 1월에 가장 큰 행사가 바로 리테일 미팅이다. 프랑스 전국 매장 운영자와 100여 명에 달하는 판매 직원들, 이태리 본사와 프랑스 지사 직원들까지 모두 모이는 자리다.

2023년도에는 유람선 안에서 행사를 했고, 올해는 파리 10구에 위치한 패션 관련 행사장 <라 까젠느 La caserne> 에서 파티가 열렸다.

2024년 들어 가장 추웠던 날로 기억된다. 패딩에 롱코트까지 잔뜩 껴입고 갔었다.

코트를 맡기고 빨간 번호표를 받았다. 입장을 알리는 하얀 팔찌도 받았다.
컨퍼런스 내용 ; 이태리 본사 사장님 및 임원, 프랑스 지사장 및 임원 소개,한해 동안 매출 현황 및 마케팅 전략 소개
에스모드 ESMOD 패션 학교 출신의 동료들과 짠!

화장실 가려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영화처럼 올해 첫눈이 내렸다.

옆에 멋진 남자가 있었다면 더 로맨틱했을 것을.... 결혼 17년 차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본다.

나는 딸아이 때문에 밤 9시에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밤 11시가 넘어 팀장에게 문자가 왔다. 오늘 행사가 늦게 끝났으니 내일 10시까지 출근해도 된다는 문자였다.

다음날 나는 늘 그렇듯 딸아이 학교를 보내고 9시에 출근했다. 행사장에서 밤 12시까지 있었다던 팀장은 이미 출근해서 정신없이 일을 하고 있었다.

참 재밌는 건 꼭 크리스마스나 회사 행사 후 다음날 임원들은 엄청 일찍 출근을 한다는 점이다.

마치 직원들 테스트라도 하듯이 말이다. 속으로 '일찍 오길 잘했다' 생각이 들었다.


2월에는 아네스 베와 까웨 agnès b x K-Way의 콜라보 기념 파티가 열렸다.

전날 마케팅 담당자가 뜬금없이 사람들에게 '내일 행사 있는데 올래?' 물어서 '그래 갈게!' 하니까 메일로 초대장을 보내주었다.

퇴근 후 동료들과 샤뜰레 근처 아네스 베 매장에 도착했다. 매장 건물에 레이져를 쏴서 까웨 로고가 파도처럼 출렁거렸다.

아... 멋있네...

유명한 인플루언서 라는데 나는 모르겠다.

3월에는 파트너사에서 샘플 세일을 한다는 메일을 받았다. 회사 행사는 아니지만 동료들은 점심 식사 후 본사에서 5분 거리인 미소니 Missoni 를 소유한 브라마 Brama Group 쇼룸에 가서 쇼핑을 했다. 마레 지구는 참 좋다. 패션 관련 회사들이 모여 있다.


AG라는 브랜드도 현재 이 그룹 소유인데 전에는 우리가 판매했다. 구제 신발을 보고 골든 구스가 생각났다. 쇼룸 안에는 이미 쇼핑 중인 동료들이 보였다.


3월엔 블랙핑크 제니가 모델로 있는 메종 키츠네와  MAISON KITSUNE X K-WAY 의 콜라보가 출시됐다.

프랑스 안에서만 출시된 것이 아니라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출시되서 내가 까웨 마케팅 브랜드 매니저에게 물어봤다.

'메종 키츠네도 프랑스 브랜드도 까웨도 프랑스 브랜드잖아. 이럴 경우 프랑스 회사끼리 해결하지 않아? 전세계에 동시 출시된거 보면 이번에 우리 회사가 큰 일 한거네? '

물었더니... 보통은 프랑스 회사끼리 해결하는데 메종 키츠네 콜라보는 특이하게 여러가지 조 때문에 직접 이태리 본사와 협상을 했다고 한다. 그 덕분에 규모가 더 커졌을지도 모른다. 나도 하나 살까 고민했을 정도로 옷이 예뻤다.


올해 여름 행사를 찾아보니... 내가 참석한 특별한 행사가 딱히 없어서....

작년 여름에 사마리탄 백화점에서 있었던 행사 사진을 올린다.

사실 나는 사마리탄 명품관에 두 번 방문했었는데 명품관 지하로 연결된 옆 건물이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

까웨 매장을 찾아가는데 한참을 헤맸다. 옆 건물로 이동하니 다양한 캐주얼 브랜드들이 있었다.

사마리탄 백화점 안내 데스크에 비치된 매장 소개 책자 중 꺄웨 소개
까웨 매장 내 스텐실 아트 행사
백화점 내 즉석 사진 서비스. 역시나 꺄웨 폴로 셔츠에 수페르가 운동화 착용
까웨 행사 장

까웨 매장 위층에 꼼 데 갸르송 매장을 발견했다. 그 안에 꼼 데 갸르송과 까웨 comme des garçons x K-Way 의 콜라보 의상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우리 딸 사준 잠바. 꺄웨이 마크만 있으면 100유론데 꼼 데 갸르숑 마크까지 있으니 170유로다


며칠 후 까웨 마레 지구 쇼룸에 수표를 가져다주러 갔는데 사장님이 직접 차를 주차하고 있었다.

'이거 뭐야?'

'멋있어서 한 대 샀어 괜찮지 ?'사장님은 신이 나서 영국에서 사 왔다며 자랑을 하신다.

나는 퇴근길에 팀장에게 문자를 보내 '너 영수증 받은 거 없어? 사장님이 차 한 대 샀다던데?'

가만.. 생각하니 직업병이다.



다시 2024년으로 돌아와..

몇 주 전, 9월에 점심식사 시간. 동료들이 옆 쇼룸에서 행사 있다고 디저트를 먹으러 가잔다.

인플루언서들 초대한 겨울 의상 소개 행사가 있다고 한다.

마케팅팀 직원은 우리를 반기며 스모그를 뿌려댔다.

무화과를 비롯한 과일 몇 개와 초콜릿 퐁듀를 먹고 왔다.

동료가 펜디 Fendi ×  K-way 점퍼를 입고 있었다.
몇 년 전에 콜라보를 했다고 한다.
입생로랑 Yves Saint Laurent 과 콜라보를 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는 프랑스 브랜드 쐬흐 Sœrur (작년에 출시되고 바로 솔드 아웃됐던)와 뉴욕커 디자이너 울라 존슨 Ulla Johnson. 두 개의 콜라보가 진행 중이다.


인터텟 쇼핑몰팀 동료가 사진을 보내줬다. 한국가수가 까웨 모델이라고 한다.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 셔누가 까웨(K-WAY)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됐다고 한다.

매년 10월에는 우리 회사도 샘플 세일을 진행한다.

작년 행사 사진도 함께 올린다. 직원 가족, 친구 VIP 들 초대 행사였는데 한 명이 몇천 유로 치를 쓸어갈 만큼 통 크게 구매해서 내가 깜짝 놀라기도 했다. 큰 상자를 6개씩 쓸어 담기도 하고 행사 첫날 오전에는 진짜 무섭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2개 층의 옷들이 순식간에 싹 다 빠져나갔다.

행사 준비 중

작년 행사장 모습

https://www.tiktok.com/@gaeloupas/video/7292856375766551840


이틀 행사 중 하루는 세바고 체크 무늬 남방을, 하루는 씨피 컴퍼니 티셔츠를 입었다. 신발은 늘 수페르가 슈즈.

올 해도 현금 800유로치 옷을 샀다.

1200유로 짜리 오리털 롱패딩을 직원가에 샀다.

그냥 선물로 받은거나 마찬가지다.


이웃이 똑같은 패딩을 사고 싶어서 매장에 전화까지했지만 매장에서는 더이상 살 수 없는 제품이다.

RAID 와 콜라보로 진행된 제품이라 리미티드 제품이라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참고로 동료 중에 디올에서 일하다 온 사람이 있는데 브라드리할 때 반지, 팔찌를 50유로에 샀다고 한다.


친구가 구찌 그룹에서 퇴사할 때 퇴사하면 손해가 더 크다고 했던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 1500유로짜리 백을 500유로에 살 수 있고 발렌시아가 티셔츠를 50유로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는 자라 그룹 브랜드에서 판매직로 일하는데 1년에 2000 유로치 의류를 살 수 있도록 직원 혜택을 준다고 힌다. 그래서 애들 옷이며 가족 선물을 다 옷로 산다고 한다.

패션 회사 직원의 특별한 혜택이다.


12월에는 초에는 노엘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과 어글리 스웨터 대회가 있었다. 정말 어글리한 두 사람이 뽑혀서 트로피를 받았다.

조식 후 근무 중

순에는 노엘 파티가 있었다.

매년 마니또를 뽑아 선물을 주고 받는다. 나는 한국 화장품을 선물로 주았고, 쇼콜라잔 셋트를 선물로 받았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멋진 식사도 했고 한 임원의 생일파티도 했다.

나보다 22살 어린 동료
DJ도 있고

그나마 회사 이벤트들이 있어서 기분 전환이 된다.

이렇게 올 해를 마무리했다.

"한 해도 수고했다 표정희 !" 스스로 칭찬해본다.



밀라노에서 있었던 까웨 패션쇼도 함께 올린다


https://fr.fashionnetwork.com/videos/video/28942,K-way-men-fw-2024-2025-milano.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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