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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 Nov 19. 2021

서울이냐, 지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방산업체 따라잡기

서울이냐? 지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근데요. 팀장님! 방산업체에 취업하면 주로 첫 발령은 어디로 가나요? 아무래도 지방근무는 별론데.”

“그거야 회사마다 다르겠지요? 그런데 방금 K 말처럼 지방 근무는 진짜 인기가 없나요?”

“네. 현실적으로 수도권을 벗어나면 다들 싫어하지요.”

“그런데 어쩌나? 방산업체가 의외로 지방에 많은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방 근무를 선호하지 않는다. 서울 근무가 최적이고 적어도 수도권에 머무르기를 희망한다. 대체로 본래 집이 수도권이거나 학교를 서울에서 졸업한 지원자들이 지방 근무를 가장 꺼려한다. 여성일 경우에 그 정도는 더 심한 편이다. 수도권에 비해 편의시설과 사회적 인프라(Infra)가 지방이 훨씬 열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산업체 중에 서울 또는 수도권에 둥지를 틀고 있는 기업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기업 본사 정도가 서울에 근거지를 두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본사는 서울(수도권 포함), 사업장은 지방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본사는 지방, 사무소는 서울인 경우도 종종 있다. K가 말한 것처럼 대부분 지원자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한다. 근무지가 지방일 경우 아예 지원을 포기하거나, 입사 후에 지방으로 발령을 받게 되면 회사를 그만 두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본인이 원하는 기업이고 직무라면 일단 들어가고 봐야지요. 요즘 취업이 얼마나 어려운데.”

“팀장님이 모르시는 말씀이에요. 지방으로 발령이 나게 되면 지원자 입장에서는 망설여질 수밖에 없어요. 주변의 친구들을 보니까 큰 마음먹고 가도 몇 개월 못 버티고 모두 사표를 쓰던데요.”

“절박함이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더구나 모양새도 좀 떨어지고. 물론 지방에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저도 동감해요.”

“절박함과 모양새라?”

“예를 들어 K가 지방으로 첫 발령을 받았다고 쳐요. 서울에 있는 친구들에 비해, K는 어디 시골 한 구석에 처박혀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기분이 좋겠어요.”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지방으로 내려 간 친구들이 하는 말이 바로 그거예요.”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사람들이 지방을 꺼리는 것은 현실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첫 발령지에 영원히 머무르라는 법은 없다. 특히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너무 근무지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회사 조직이란 게 돌고 돌게 마련이다. 또한 본인의 업무 역량이나 능력에 따라 언제든지 희망하는 자리로 옮길 기회가 한 번쯤은 온다. 기회가 빨리 오느냐 아니면 늦게 오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연구소 개발자로 입사한 사람이 본사 영업 담당자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있고, 사업장 생산 관리자가 본사 기획부서로 이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말은 곧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어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라는 의미다.      


또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속성상 업무 역량이 우수한 인적자원을 변방(?)에 오래 머물게 하지는 않는다. 회사는 업무의 효율성을 절대적으로 추구하는 이익 집단이기 때문이다. 단 여기서 주의해야 할 사항은 인간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이다. 제 아무리 업무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인적 네트워크에 제동이 걸리면 원하는 곳으로 이동은 어려워진다.      


“지방으로 발령이 났다고 해서 푸념만 할 게 아니라, 그럴수록 더 열심히 일을 해야지요?”

“그런데 대부분이 도망갈 궁리만 한다고 하던데요. 제 친구들 애기로는 그래요. 그리고 저 역시 외국계 영업직으로 지금 회사에 입사한 이유도 근무지 영향이 컸고요.”

“그렇게 되면 선택의 폭이 엄청 좁아지는데. 특히나 문과 출신이 수도권 근무만 고집한다면, 그건 아예 답이 없어요.” 

“문과 출신이 어려운 거는 어딜 가나 마찬가지인가 보네요?”

“이게 문과 지원자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에요. 이과 출신도 거의 똑 같아요. 다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말이지요.”

“그나마 저는 이과 출신이라서 다행이네요.”     



사실 문과 출신자가 서야 할 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문돌이(?)가 지원할 수 있는 분야는 주로 경영지원과 영업부문에 한정된다. 더구나 경영지원의 경우에는 뽑는 인원도 그리 많지 않다. 심지어 최근에는 이 구역마저 이과 출신자가 슬슬 침범(?)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서 문과는 솔직히 힘들다. 또 취업 시장에 떠도는 말 중에  문과는 학교를, 이과는 전공을 중요시한다는 속설(?)이 있다. 방산업계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문과는 학교를 본다? 무슨 서열 같은 게 있나요?”

“해당기업의 문화와 규모에 따라 다 달라요.”

“그래도 업계의 관례라든가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을까요?”

“아주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저의 개인적인 견해라는 전제하에 애기를 해 볼게요.”   

  

대기업의 경우, 문과는 서울 소재 상위권 출신자를 선호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문과 출신자를 의미 있는 숫자로 선발하는 곳이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견 기업을 포함한 중소 규모의 회사에서 문과 출신자를 십여 명 이상 채용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설령 대기업이라 하더라도 매년 수십 명을 뽑지도 않는다. 처음부터 선발 인원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애기다.      


이처럼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격이라, 피 튀기는 경쟁을 피할 수가 없다. 한정된 자리를 놓고 수백 명 아니 수천 명이 지원하는 마당에 가장 객관적(?)인 잣대는 출신 학교가 되는 셈이다. 효율성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이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물론 이런 채용 방식이 절대적이거나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다. 해당 기업의 특수한 사정이나 상황이 지원자의 특별한 스펙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예외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이공계 출신대학은 천차만별이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전공에 따라 지방대 출신자도 수두룩하다. 전공학과만 경쟁력이 있다면 대기업 방산업체 입사도 어렵지 않다. 물론 같은 전공자들끼리 경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출신학교 간판이 문과 출신자들만큼 큰 비중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문과 지원자들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찬밥마저도 된다는 보장이 없다. 슬프지만 현실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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