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멜 Nov 20. 2021

회사 면접에도 관상을 본다

관상과 인상

이번 글감(들)은 관상과 인상에 관한 애기입니다. 

제가 재직 중 업무적으로 얼굴에 대한 관심이 생기는 바람에, 관련 공부를 좀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이버대학(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1기생으로 입학해서 얼굴에 관해서 4년간 배웠습니다. 

얼굴이라고 하면 주로 관상과 인상을 생각하기 쉽지만, 현대에서는 얼굴마케팅, 인상관리, 이미지메이킹, 퍼스널브랜드라는 영역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아무튼 이 글을 통해 얼굴에 대한 여러 내용을 함께 공유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사 면접에도 관상을 본다.     


“글쎄 어제 갑자기 납품을 못하겠다고 업체 사장한테 연락이 왔어요.”

“납품하는 품목이 뭐에요?”

“생산현장에서 사용하는 소모품이요. 벌써 이 업체가 세 번째라, 제 입장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서 선정한 거래처거든요.”

“품목 자체가 까다로운 모양이지요? 아니면 막상 접해 보니 별로 돈이 안 되었거나.”

“교수님 말씀대로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면 처음부터 못한다고 해야지, 우선은 할 수 있다고 말해 놓고 나중에 이렇게 뒤통수를 치니까 이거 뭐 대책이 없네요.”

“팀장한테도 많이 혼났겠네요. 구매담당자가 협력업체 하나 제대로 관리 못한다고.”

“말해서 다 뭐합니까? 승진하자마자 제대로 찍힌 것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 교수님, 현직에 계실 때 얼굴에 관심이 많으셨잖아요.”

“맞아요. 그래서 이렇게 사이버대학에 자리를 잡고 있잖아요? 그런데 왜요?”

“저도 얼굴 보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요. 그러면 거래처를 선정하는 데 보탬이 되지 않을까요.”

“도움이냐 되겠지요.”     


K는 내가 구매팀장으로 현직에 있을 때 신입사원으로 입사했던 친구다. 2년 정도 근무를 함께 하다가 뜻한 바가 있어 나는 회사를 떠났다. 내 기억에 당시 K는 무척 성실하고 업무 처리가 깔끔했던 팀원으로 남아 있다. 특히 나를 상당히 따랐고 나 역시 그를 많이 챙겼다. 아무튼, 이후 나는 사업이 뜻대로 되지 않아 몇 번을 말아먹고(?) 운이 좋게도 지금은 대학에 둥지를 틀고 있다. 관상과 인상에 관심이 많아 꾸준하게 공부를 해 온 덕분에 재취업을 한 셈이다. 내가 회사를 떠난 지는 횟수로 대략 10년이 넘었다. 물론 그동안에도 K와 연락은 종종 주고받았다. 가장 최근에 얼굴을 마주했던 것은 작년 말경에 K의 부친상 때였다. 오늘 만남은 대리 승진을 축하하는 자리다. 최근에 대리로 승진했다는 연락을 받고, 내가 저녁을 대접하기로 했다.  

   


K의 질문처럼 인간은 누구나 얼굴을 통해 상대를 알고자 한다. 우리들의 얼굴에는 수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굴은 그 얼굴의 주인이 어떤 마음의 밭을 일궈왔는지를 보여주는 '심볼', 말하자면 '무늬(?)'라고 표현하거나 개인이 살아온 삶의 이력서와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즉 삶의 흔적, 생각의 경중, 신념의 체계가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사람의 운명이나 생김새, 외모는 궁극적으로 그 자신의 성격,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는 사상(?)도 깔려 있다.       


인간이 낯선 사람을 대할 때 본능적으로 가장 먼저 눈길이 머무는 곳도 얼굴이다. 상대가 나에게 이로운 존재인지 아니면 위험이 되는 대상인지를 얼굴 스캔을 통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상대방에 대한 정보나 자료가 제한적이었던 과거의 경우, 인간의 역사에서 얼굴에 대한 비중은 예상외로 컸다. 이는 정보의 유통이나 자료 공유가 어렵던 시절, 얼굴에 대한 판단이 곧 상대방의 절대적 평가가 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여기서 관상학이 시작된다.     


굳이 멀리까지 갈 필요도 없다. 지금도 국내에서 제일 잘 나가는 S그룹 선대회장의 일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1970년대 당시 이 그룹은 신입사원을 뽑기 위한 면접장에 관상가를 배치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업무는 인재발탁에 관한 컨설팅 담당 임원이었다. 인재 선발의 기준은 스마트하면서 의리가 있고 재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지금의 S그룹이 있기까지 수많은 인재의 축적이 이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설명의 편의를 위해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아래와 같이 당시의 상황을 대화 형식으로 풀어본다.  

   


“박 이사, 이번 신입 사원 면접에도 지원자들 관상을 잘 좀 봐주시게. 물론 선발 기준은 당연히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인재들로 말이야. 나도 같이 들어갈 거야.”

“네! 회장님.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신입사원 면접인데 굳이 회장님까지 면접장에 들어가실 필요가 있을까요?”

“당연히 들어가야지. 우리 회사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뽑는 일인데,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뭐가 있겠나? 그건 너무 신경 쓰지 마시게. 아무튼,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잘 알지는 못하겠지만, 박 이사가 주로 지원자의 이마와 턱을 중심으로 보는 이유가 뭐라고 했지?”

“기억은 하고 계시군요.”

“당연하지. 얼굴을 볼 때 우선은 이마가 반듯한지, 턱이 두툼한지를 본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얼굴이 전체적으로 울퉁불퉁 하지 않는 사람을 뽑는다고 했어. 그렇지?”

“맞습니다. 대체로 그런 얼굴형이 현실에 잘 적응하고 또한 안정 지향적인 성향이 강해, 기업을 운영하는데 가장 적합한 사람들이기 때문이지요.”





작가의 이전글 서울이냐, 지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