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유명 관광지인 Hobbiton (이하 호비튼)도 원래는 흔하디 흔한 농장이었다. 원래는 양과 소를 기르는 농장이었으나, 반지의 제왕 촬영을 위해 이 곳이 호비튼 촬영지로 쓰이면서 유명한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반지의 제왕 촬영팀은 책에 묘사된 것처럼 호수가 있는 곳, 그리고 가시거리 내에 전봇대 등 사람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장소를 원했는데, 평화로운 마을로 하기에는 이 시골농장이 딱 맞았기 때문이다. 작은 호수가 있었던 이 평범한 농장은 세트장을 활용해 관광산업을 하면서 뉴질랜드 필수 관광코스가 되었다. 호비튼 투어에 관한 포스팅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따로 포스팅하겠다.
하지만 뉴질랜드 현지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농장은 PYO 농장이다. PYO는 Pick Your Own의줄임말로, 구매자가직접농장에서열매 (보통과일)를따오는체험활동이다. 딸기, 블루베리, 라즈베리부터 감, 그리고 사과까지 다양한 종류의 열매 직접 따서 마트에서 사는것보다 싼 가격에 좋은 품질로 사올 수 있다. 과일 수확 시즌인 1~2 (혹은 3월 초까지) 월에 PYO를 할 수 있으며, 보통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서 kg당 가격으로 본인이 picking한 만큼 구매해 오는 것이 일반적이고, 열매를 따면서 자유롭게 시식할 수 있다 (입장료는 일종의 시식비인 셈인데, 일반적으로 입장료보다 훨씬 많은 양을 그 자리에서 먹고온다).
(출처: Blueberry Fields Forever facebook page)
PYO중에 가장 인기 많은 것은 블루베리다. 원래 가격대가 나가는 과일이기도 해서 농장에 가서 싸게 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다른 과일들과 달리 적은 노동으로 쉽게 딸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예를 들어, 라즈베리는 나무에 가시가 많아서 그냥 손으로 따기에는 난이도가 있는 편이고, 아이들이 다칠 수도 있다. 딸기의 경우, 숙여서 딸기를 따야하기 때문에 1시간만 따도 허리가 아파서 많이 따기 힘들다. 그에 반해 블루베리는 성인 남성의 키보다 살짝 큰 나무에서 눈앞에 보이는 블루베리를 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따기가 쉽다.
라벤더농장 역시 현지인에게 인기 많은 농장 중 하나다. 남반구인 뉴질랜드에서는 11월에서 3월 사이에 라벤더가 개화하고, 특히 1~2월에는 넓은 농장에서 보라색 라벤더가 예쁘게 핀 모습을 볼 수 있다. 경치를감상하기에도, 인생샷을남기기에도정말좋은장소다. 라벤더 농장에서는 라벤더를 직접 따서 화장품, 허브차, 캔들 및 방향제를 만들어서 팔기도 하는데, 시중에서 파는 것보다 라벤더향이 더 강하고, 직거래로 구매하기 때문에 조금 더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라벤더 농장에서 봤던 제품들은 나중에 오클랜드같은 도시에서 더 비싸게 파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라벤더 농장. 신기하게도 라벤더 농장을 가면 이런 보라색 트랙터가 놓여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
나 역시 뉴질랜드에 살면서 블루베리 PYO와 라벤더농장을 여름마다 방문한다. 특히, 블루베리를 좋아해서 PYO 시즌마다 블루베리 picking을 자주 가는 편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특히 뉴질랜드의 경제 중심지 Auckland (이하 오클랜드)에서 가기 좋은 코스로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갔던 곳은 Blueberry Country라는 곳으로 오클랜드에서 1시간 반 걸리는 Waikato (이하 와이카토)라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곳도 좋은 곳이지만, 사실 블루베리 PYO 농장은 뉴질랜드 전역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품질은 모두 최상이기 때문에 여행 루트와 가장 잘 맞는 곳을 선택해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구글에 Blueberry PYO, Blueberry picking, Blueberry farm이라고치면나의위치에서가장가까운블루베리농장을찾을수있다.
알이 크고 보라색으로 잘 익은 블루베리.
나는 3시간 동안 2kg정도의 블루베리를 시식하고 3
kg의 블루베리를 picking했다.
블루베리 농장에서는 PYO와 함께 블루베리카페를 운영하기도 한다. 카페는 그냥 계산대 부근에 아이스크림기계와 간이주방을 가져다놓은 작은 카페도 있고, 정말 예쁘게 꾸며놓아서 주방장이 브런치까지 만들어주는 곳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PYO 이후에 바로 집에 가는 것보다 기왕이면 교외에 나온 김에 카페에서 제대로 휴식을 취하는 것을 좋아한다.
블루베리 농장이 운영하는 카페, Cafe Irresistablue. Irresistable(거부할 수 없는)에서 뒤에 글자만 바꾼 작명센스가 귀엽다.
이 날 나는 Cafe Irresistablue라는 한 블루베리 농장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보라색 잔에 담긴 커피와 블루베리가 콕콕 박힌 블루베리치즈케이크를 먹었다. 따는 족족 다 먹어버리는 나 대신에 약 5kg의 토실토실한 블루베리를 딴 남편은 아무것도 먹지않아 허기졌는지 오가닉한 재료가 가득 들어간 팬케이크를 시켰다.
블루베리 농장이라 커피잔 색이 보라색이다. 디테일까지 귀여운 카페!
눈앞에 펼쳐진 블루베리 농장을 보면서 야외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정말 휴양 온 느낌이 들었다. 포스팅하며 새삼 느끼는 거지만, 뉴질랜드에는 이렇게 자연 속에 예쁘게 꾸며놓은 카페가 많다.
Cafe Irresistablue의 야외 테라스 풍경. 이런 풍경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 좋다.
마지막으로 오는 길에 들린 곳은 라벤더농장이다. 이 날 방문한 Lavender Backyard Garden은 와이카토 지역에 위치한, 오클랜드에서 가장 가까운 라벤더 농장 중 하나다. 블루베리 농장과 마찬가지로, 라벤더 농장은 생각보다 많고, 전국 곳곳에 있기 때문에 라벤더 시즌에 뉴질랜드를 여행중이라면, 여행 루트에서 가까운 라벤더 농장에 들리길 추천한다. (추천 검색어: Lavender farm, NZ lavender farm, 지역+lavender farm)
사실 블루베리 농장은 재밌고 보람차지만, 인생샷을 남기기는 힘든 곳이다. 나무밖에 없는 곳이라서 인증샷은 남길 수 있어도, 인생샷은 남기기 굉장히 어렵다. Lavender Backyard Garden같은 라벤더 농장에서는 어디서든 찍어도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라벤더 농장 입구. 한 쪽에서는 라벤더 묶음도 팔고 있었다.
나는 라벤더 제품이나 꽃다발을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농장 안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이 라벤더 농장에서는 커피 한 잔값 정도의 입장료를 받았는데, 입장료 부분은 농장마다 상이하기 때문에 미리 체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라벤더 농장에서 주의할 점! 라벤더 농장에는 꿀벌들이 엄청나게 많다.
꿀벌들이 사람에게는 관심이 없지만, 혹시 벌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멀리서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뉴질랜드에서 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농장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많은 현지 뉴질랜드 사람들이 즐기는 활동이니, 혹시 뉴질랜드에서 자연을 어떻게 즐기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블루베리농장 (과블루베리카페), 그리고 라벤더농장을 추천한다, che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