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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e Mar 17. 2019

좋은 데이트의 끝엔 뭐가 있을까

#13. <효리네 민박 2> Ep.13 리뷰

특별하지 않은 날에 꽃을 선물해보세요
저런 리액션 보면 꽃 선물해주는 맛이 나지

사랑하는 마음을 가장 정성스레 표현할 선물이 아닐까? 그 사람과 어울릴 비주얼을 생각했을 것이고, 적절한 컬러를 생각했을 것이며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꽃말까지 열심히 찾고서 준 선물일 테니.. 사장님이 선물로 준 스타티스는 그 자태가 몹시 곱고 회장님과도 퍽 어울렸다




오늘도 제주는 흐림


이제는 인트로에 흐리거나 비 오는 씬이 제법 익숙해졌다. 초봄의 제주가 그런 것인지 촬영을 하는 이때가 유독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좋은 날 보기가 오히려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교감은 충분한


요가 수업이 끝나고 회장님과 잭슨이 동문시장으로 향한다. 워낙 이른 새벽~아침 시간대라 문 연 곳이 별로 없지만 그 와중에 필요한 물목을 살 곳은 또 다 열려있다! 궁하면 통하는 전통 시장 쇼핑을 통해 20년 이상 한결같이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의 프로정신을 배운 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못다 한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간다.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인간 본연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부터 대중들이 보는 이효리와 본인의 현실을 살아가는 이효리의 차이까지.. 서로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충분한 교감이 있어야 나올 수 있는 대화들이 길게 이어져 흐뭇하게 봤던 장면


단란한 조식 타임


칼같이 일어나던 초반의 모습은 어디에

융프로디테가 제주 생활에 녹아들다 못해 깊이 스며든 모양이다. 빠릿빠릿 일어나던 모습은 없고 침대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모습이 자주 들어온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에 웃음이 나지만 그 와중에 지각은 하지 않는 걸 보면 또 신기할 따름


윤아가 아침을 만드는 사이에 사장님과 바이커 팀이 티타임을 갖는다. 바이커 관련한 직업을 가진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은 인테리어 일을 한단다. 건축과 출신으로 깊은 탄식이 육성으로 터졌다. '현장일'이 얼마나 고된가는 전공을 살린 친구들을 통해 익히 들었기 때문.. 그 와중에 바이크라는 취미까지 챙기다니 두 사람 정말 대단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극장 데이트


많은 옷 중에 임팩트를 더할 옷은 찾기 힘든 것이 팩트

기다리던 극장 데이트를 떠날 시간. 설렘을 위해 상순이 먼저 출발하고 효리는 지인 부부+윤아와 따로 가기로 했는데.. 문제는 데이트에 힘을 줄 옷이 없다

 

하지만 재미가 있다. 옷 하나하나 고르며 이렇게 상황극을 하는 회장님을 보면, 내재된 예능신이 오디오 비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카메라가 없어도 이렇게 할 것 같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장면


윤아를 통해 상순이 치마를 좋아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효리는 상순 취향 제대로 저격할 우아한 스타일로 나간다. 상순은 아름다운 꽃말이 담긴 꽃을 선물하고 효리는 상순이 좋아하는 스타일로 꾸미고.. 이 모습 자체가 결혼한 부부에게도 이따금 특별한 데이트가 필요하지 않나를 말해주는 것 같다. 센스 있게 두 사람의 언어로 둘만의 특별한 날을 만들어가는 재미


이미지를 자세히 보면 회장님이 든 클러치 백이 어디서 본 듯한 비주얼이다. 바로 서퍼팀이 기부하고 간 블루투스 마이크의 가방.. 왠지 상순이라면 이것도 그냥 넘기지 않고 후일에 잘 어울리는 아이템으로 챙겨줬을 것 같다는 아름다운 상상을 해본다


영화 시작 직전의 흔한 키스 타임

영화는 화면에 잠깐 비치지만 '리틀 포레스트'를 봤던데, 효리 부부의 자급자족 제주의 삶과 딱 맞는 영화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와 함께 같이 즐기는 것을 추천


직원들의 시 낭송회


복장도 딱 문학소녀 느낌이?

집으로 돌아온 후 이어진 임직원 휴식시간. 차와 함께 시집을 읽는 시간을 가진다. 아이와 같은 감성으로 쓴 일본 시인의 시집인데, 인스타에 짧게 손글씨로 올리면 좋아요 많이 달릴 것 같은 자본주의적 감성의 잠시 머리를 스쳤다..


융프로디테.. 책 서비스 관련 모델 강추요

윤아의 옷이 문학소녀 같다는 것을 회장님도 느꼈는지 비 오는 창가를 배경으로 윤아의 화보를 만들어준다. 구도 잘 아는 회장님과 순순히 촬영하는 사장님 그리고 오더대로 포즈 잘 취하는 프로 모델까지..! 이 셋의 절묘한 합이 아니었다면 제작진은 필시 더 개고생을 했을 거라는 가정을 해본다


완성된 가사


윤아에게 맡긴 가사가 완성되었다. 탐날 정도로 고급진 홈레코딩(?)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해보는 가수 융. 키에 대해서 적극 어필도 해보고, 작곡가의 가이드에 찰떡 같이 노래를 부르는 것 보면 역시 가수는 가수다. 노래는 담백하니 포근한 분위기였는데, 떠오르는 심상은 해무가 살짝 있는 바닷가가 생각나는 정도의 곡이랄까? 굉장히 제주제주한 곡이니 기회가 되면 꼭 들어보길 권한다

 

부부의 극장 데이트와 윤아의 데모 녹음의 임팩트가 워낙 컸던 터라.. 고등어조림을 만든 바이커 팀과 급식체를 알아가는 잭슨의 모습이 묻힌 효리네 민박 13화의 리뷰도 여기서 끝




그래서 좋은 데이트 끝엔 뭐가 남는데?


A. 사랑이 담긴 짧은 버드 키스와 그 여운을 싹 앗아갈 일상


+ 저 위치까지 카메라가 달린 걸 보면.. 처음 편집을 위해 모은 영상의 총량은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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