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내뱉는 거짓
회사 생활,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가짜말, 가짜 행동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사회에서 기대하는 반응.
예를 들어 별로 웃기지 않는데 진짜 웃긴 사람처럼 웃는다거나
동조하는 마음이 없는데 나도 모르게 끄덕이고 맞아 맞아 이러고 있다거나
사실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데도 '진짜 이게 문제야~'라거나
기대하지 않는 반응을 할 때는 오해를 만들지 않기 위해 더 많은 설명이나 유대감이 필요하니
나는 좀 더 편한 길을 택한 거일 수도 있다.
솔직한 편이고 직접적으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가벼운 대화나 자리에서는 가짜말을 주저리주저리 하고 있다.
당연히 사회관계에서 모든 걸 투명하게 내비칠 수는 없다.
그럼 쓸데없는 분란이 생기거나
미운털 박힐 게 뻔하니-
하지만 이 수준만 유지하면 되는데
어느 순간 말을 내뱉고 곱씹어 보면
사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라거나
내 속마음과 다른 표현을 하기 일쑤였다.
이런 건 잘 안 풀리면 꼭 약간의 후회나 미련을 남긴다.
아 사실 그때 나는 이게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왜 저렇게 말했을까? 와 같은
사회생활이 십 년이 넘다 보니
이 가짜 행동은 서서히 내 일상도 잠식하여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도 종종 과장된 마음을 표출한다.
이런 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고, 이 가짜 행동을 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어졌다.
그러려면 한동안은 조금 천천히 반응하고, 천천히 말해야 될 것 같다.
좀 더 진솔한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 진솔함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내면도 멋진 것들로 가득 채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