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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Oct 18. 2022

끝까지 살리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프리토타이핑

틈새 독후감: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이 책의 마지막 챕터에 도달하기 전까지 머릿속을 계속 떠다니던 질문이 있었다. 만약 프리토타이핑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은 마법의 도구라면,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주저할까? 스타트업을 차려서 몇백억 자산가가 되어 파이어족으로 살겠다던 내 친구들이 정말 이 기법을 몰랐기 때문에 실패했을까?


    저자는 300페이지 이상의 분량을 할애해 프리토타이핑의 개념과 적용 사례를 설명하고 있는데, 독자들은 (혹은 나만) 마지막의 마지막 챕터에서야 이 기법의 핵심은 How-to가 아닌 Why에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아이디어를 실험하다 보면 ’이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건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될 수도 있다. 정말 슬프게도 몇몇 실험에서 ‘안될 놈’이라는 데이터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저자는 당장 그놈을 손절하고 돈이 될만한 새로운 아이템을 구상하라고, 피벗하라고 종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험을 진행하면서 시장에 관해 알게 된 사실에 따라 얼마든지 최초 아이디어를 수정하고 계획을 바꾸라“고 말한다. 심지어 ”무수한 장애물에 부딪혀도 그 아이디어를 폐기할 가능성이 훨씬 적도록 정말로 관심 갖는 문제를 해결“하라고 제언한다.


    왜 그럴까? ‘될 놈’이 뭔지를 찾아가는 치열한 스파링을 견디려면, 그리고 뼈아픈 실패만큼이나 뼈아픈 성공을 감당하려면 그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품은 ’나만의 꿈‘을 갖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zero to one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조제 같은 책이다. 당신이 0에서 1을 만들어갈 정도로 담대한 꿈을 갖고 있다면, 그것을 생각랜드에만 가둬두지 말고, 체계적으로 ‘나만의 데이터’를 쌓아가며 The Right It을 찾을 때까지 집요하게 그 시장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이 책의 주제는 프리토타이핑이라는 마법 같은 기법을 정리해두었으니, 당신의 아이디어가 당신 스스로에게, 그리고 이 사회에 어떠한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고민해보라는 응원의 메시지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아무 아이디어에나 안주하지 마라. 올바른 ‘될 놈’인 아이디어를 찾아라. 유능하게 실행하면 시장에서 성공할 뿐 아니라 여러분에게 의미 있고 세상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를 찾아라. 그런 다음 최선을 다해 제대로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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