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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릴 Nov 06. 2022

아직 2022년 안끝났다

2022년을 2개월 남긴 시점의 회고록

일 잘하는 사람들의 글을 보다보면 '회고'에 관한 내용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 회고라는게 우선순위를 따로 주고 별도로 리마인드 하는 장치를 만들어두지 않으면, 회고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던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되는 것 같다. 세상에는 너무나 중요하고 재밌는 일이 많다보니 업무에, 삶에, 여러가지에 치여 '행위'를 할 때 얻은 경험, 새로운 지식 등을 따로 저장해두지 않으면 너무나 쉽게 흘러가고 잊혀져 버린다.


그래서 반기의 4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 그렇지만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지금에라도 회고를 한다. 이 글을 읽는 본인도 아직 2022년의 중간회고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면 아직 2개월이 남았으니 더 늦기전에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회고는 '인간에게 살 이유를 주며, 각 영역들이 균형을 이룰 때 인간은 행복에 더욱 가까워진다' 라고 행복학자 마틴 셀리그만이 말한 세 가지, '일', 놀이', '사랑'을 기준으로 진행했다. 









1. 웹페이지 기획/퍼블리싱

회사 내 직무는 '마케터'이지만 으레 스타트업의 마케터가 그렇듯 필요하다면 디자이너도 되고, 기획자도 되고, 때로는 개발자도 되어야 하기에... 리소스가 부족한 프로덕트 팀을 대신하여 잠재고객이 가장 처음 방문하게 되는 '홈페이지'를 기획을 진행했었다. 완성도 높은 페이지라고는 할 순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여 잘 마무리했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나는 지극히 S(MBTI)라 내가 경험해본 것들을 기반으로 결정하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첫 직업을 꿈꾸고 선택할 때에도 내가 가장 쉽게 접하고 경험해볼 수 있었던 '요리'에서 시작했었고, 레스토랑에 근무하며 지켜보고 경험한 '마케팅'으로 전향을 결정했었는데, 이런 결정들에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경험이 추가됐다는 부분에서도 굉장히 만족스럽다.




2. 영상 콘텐츠 촬영/편집

이전 직장에서 어깨 너머로 영상 콘텐츠 제작하는 것을 배우긴 했었지만, 이렇게 단독으로 기획부터 제작까지 혼자 맡아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올해가 처음이었는데 이 역시 전문가가 만든 영상 콘텐츠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잘 만들어낸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서 콘텐츠 기획~라이브의 전 과정을 해냈다는 점에서 (꽤나)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3. 프로세스 구축 (회원가입, 온보딩)

올해는 유난히 '마케터'로써보다, '기획자'로써 했던 업무가 많았던 것 같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거나 JD를 살펴보다 보면 직무를 정의 내린다는 건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마케팅 관련 업무가 주를 이루긴 하지만, 보편적으로 마케터 JD에 쓰여있지 않는 업무들도 많다보니 한편으로는 '내가 지금 제대로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게 맞나...?'라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것을 했는지 보다, 어떻게 풀어내고 표현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직무에 크게 얽매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사족이 길었지만,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업무도 꽤나 '기획'에 치우친 일이었는데 이 업무를 하며 나는 경우의 수를 다양하게 따져보고, 이 수들을 이어가며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체크하며 보완하는 것을 좋아하고, 꽤 잘한다는 걸 알게된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놀이&사랑

1. 방콕/파타야 여행

코로나로 근 3년간 가지 못했던 (내사랑)태국을 드디어 다녀왔다. 다행히 내가 출국하기 하루 전 '타일랜드 패스'가 폐지되어서'이번 여행은 운이 좋네'라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날 코로나에 걸려서 한국에 못들어오게 되었을 땐 정말 좌절스러웠다. 다행히 노트북을 가져갔던 터라 골골대며 급한 일들은 쳐내긴 했었지만, 아는 이 하나없는 타지에서 아픈 그 기분이란... 새롭고 신기한 경험이었지만, 다신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2. 보홀 다이빙 투어

예정에 없던 해외투어가 잡혀서 엉겁결에 1년에 2번이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필리핀은 처음 가는 나라라 출국 전 기대반 걱정반 이었는데 생각보다 한국인이 많고, 걱정보다 안전하고 친근한 나라였다. (그렇다고 밤에 혼자 돌아다니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수트를 입지 않고(보통 수심 다이빙을 할 땐 수면보다 수온이 낮기 때문에 2~3mm정도 두께의 수트를 입는다) 자유롭게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덕분에 예쁜 사진도 많이 찍고, 거북이도 구경할 수 있었다!




3. 국내여행 (담양-영광, 부산) & 캠핑

다이빙을 시작하면서 삶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꽤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건 '캠핑'을 취미로 갖게 됐다는 점이다. 다이빙을 시작하기 전엔 운동은 커녕 밖에 나가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모든게 귀찮게 느껴졌었는데 다이빙을 시작하고,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이 부분도 꽤나 큰 영향을 미치긴 했다) 운동이 나에게 주는 즐거움과 활력을 알게 되고, 아웃도어의 매력까지 경험하게 해줬다. 작년에 비해 캠핑을 다녀온 횟수 자체는 적었지만, 더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장소에서 캠핑을 했던 10개월이었다.









2022년을 맞이하며 '시간이 왜 이렇게 빠르지...'라고 생각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023년을 앞두고 있다니,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들을 붙잡을 순 없지만, 그 시간의 흔적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남겨둘 수 있도록 더 자주, 꼼꼼히 회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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