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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력 Nov 17. 2024

나의 떡볶이 사랑 2

다섯 살 때부터 이어져 온 나의 떡볶이 사랑은 지금까지 전혀 식지 않았다.


떡볶이를 좋아하니까 어른이 되면 떡볶이 장사를 할까도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면 떡볶이를 매일 먹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떡볶이 가게는 떡볶이만 파는 게 아니라 튀김, 김밥, 어묵 등 여러 가지를 판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살림을 제일 싫어한다. 떡볶이만 하면 모르겠는데 다른 것도 척척 잘해야 해서 금세 포기했다.


연촌 초등학교는 정문 횡단보도를 건너서 조금만 걸어가면 오른쪽에 문방구가 있다. 딱 문방구 건물 하나만 있다. 예전에는 문방구에서 문구류만 파는 것이 아니라 떡볶이도 같이 팔았다. 문구류보다 항상 떡볶이에 눈길이 갔다. 한번도 사 먹어 보지 못했다.


 내가 다니던 여중에도 문방구에서 떡볶이를 팔았다. 후문에 나가자마자 바로 문방구가 있다. 당시 학교 수업이 시작되면 선생님들은 애들이 나가지 못하게 뒷문을 잠가 놓았다. 그런데 쉬는 시간만 되면 애들이 떡볶이를 먹는 거다. 나는 한 개씩 얻어먹곤 했는데 아침에 해 논 떡볶이가 거의 팅팅 불어서 빨간색 떡볶이가 아니라 검은색에 가까웠는데 막상 먹어보면 배고파서 그런가 먹을만했다.


나는 뒷문에 무슨 개구멍이 있어서 애들이 떡볶이를 사 오나 했는데 아니었다. 가보니 애들이 문방구 아저씨한테 후문 틈으로 돈을 건네면, 봉지에 넣어진 떡볶이를 갈고리 같은 긴 막대에 매달려서 올리면 애들이 받아와서 먹는 거였다. 그런 애들이 되게 많았다. 쉬는 시간 10분에 많이 팔렸으니 아저씨 장사가 쏠쏠했겠다.


회사 다니기 시작해서는 내가 돈을 버니까 마음껏 사 먹었다. 신당동 떡볶이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회사 사람들과 순전히 떡볶이만 먹으러 가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여러 가지를 넣은 떡볶이보다 옛날 떡볶이가 더 좋다.


결혼해서는 길동시장에 딱 중간쯤에 노부부가 하는 포장마차 떡볶이가 있었는데 그 당시는 말도 안 되는 가격인 500원을 받았다. 그럼 맛이 없을까 했지만 맛은 평균 이상이었다. 항상 참새 방앗간 들리듯 들렸는데 정확하게 6시면 문을 닫았다. 여차하면 6시 넘어서 시장에 갈 때가 많은데 항상 아쉬웠다. 왜 그렇게 일찍 문을 닫나 물어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힘드셔서 그리하신다고 한다. 어쩌다 용케 5시 언저리에 가서 떡볶이를 먹게 되면 그날은 횡재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나중에 길동 시장 떡볶이집이 한참을 문을 닫고 있어서 뭔 일인가 했는데 건강이 안 좋으시다고 들었다. 나중에 어느 젊고 건강해 보이는 아줌마가 할아버지한테서 인수인계를 받는지 하나하나 배우고 있었다.


젊은 분이 운영하실 때 몇 번 갔다. 맛은 할아버지가 하신 맛이랑 거의 흡사했다. 그런데 자주 안 가게 됐다. 가격도 똑같이 했는데... 이유를 잘 모르겠다. 분명히 할아버지랑 비슷한 맛이었는데 뭔가 미묘하게 달랐다.


아. 떡볶이 가지고 2편이나 쓸  일인가.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 떡볶이였네. 옛날 떡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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