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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력 Dec 17. 2024

나는 단감을 사고, 남편은 홍시를 사다 놨다.

오래 살고 볼일이네.

오래 살고 볼일이다.


오늘 오랫 만에 마트에서 장을 봤다. 쉰이 넘어가니 이젠 장 봐서 음식 하는 것도 힘들어서 못하겠다. 군기가 빠진 건지 움직이기 귀찮아서 이번달 저번달 계속 배달 음식을 많이 먹었더니 아주 가정경제가 엉망이다.


주부로서 빵점이다. 다시 각성해야 한다. 가족들 건강과 가정경제를 책임지려면 집밥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모처럼 반찬거리들을 잔뜩 카트에 담았다. 오이, 가지, 버섯, 고구마등 몸에 좋은 야채위주로 잔뜩 장을 봤다.


며칠 과일 안 먹은 게 생각나서 과일코너로 가보았다. 마침 남편이 좋아하는 단감이 보이길래 카트에 담았다.  남편은 과일을 잘 안 먹는데 단감은 먹는다.


집에 와서 장 본 것을 정리하려고 냉장고를 열어보니 내가 좋아하는 홍시가 떡 하니 있다. 남편이 사다 놓은 것이다.


남편은 가끔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 번씩 사 온다.


그러니까 오늘 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과일이 아닌 서로가 좋아하는 과일을 사다 놓은 것이다.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이런 날이 있다.


지독히도 힘들게 했던 남편이데...


요새는 많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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