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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시 Jan 04. 2024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이직을 한 곳은 10개월 계약직으로 계약을 하고 근무를 했다. 근무하면서 같이 일하시는 과장님 대리님들이 정규직 티오 나면 시험을 꼭 보라고 하셨다. 그때는 뭐 여기에 꼭 다니고 싶지도 않았고 계약 끝나고 실업급여도 받아보고 싶었고 계약직은 4명인데 티오는 2명이라 경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공채가 올라오고 다들 써보라 하여 같이 일하는 계약직 선생님들이랑 지원을 하였다. 서류까지는 지금 계약직으로 일하니까 붙는다고 해서 별 감흥 없다가 시험이 있다 해서 속으로 이런데 정직되자고 시험까지?라는 생각을 하였다. 공부랑 담쌓고 살아온 나였기에 당연히 떨어질 거라 생각하고 공부도 안 하고 시험 보기 전에 팀장님께서 문제 풀이랑 설명해 주신 거 들은 게 다였다. 그거 말고 인적성 시험이라 크게 공부해야 할 건 없어 보였고 간절한 마음이 조금도 없기에 떨어지면 그만이라는 마음으로 아니 사실 불합격하기를 바랐는지 모르겠다.

 그 당시에는 부모님한테 공채 지원했다는 이야기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험을 보고 당연히 안 붙었을 거라 생각하고 여름휴가를 즐기며 친구와 바닷가 보며 놀고 있었는데 합격 문자를 받았다.

 뭐지? 합격? 내가? 진짜?

 진짜 합격을 하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사실 별생각 없었는데 어쩌다 정규직이 되었다고 정규직 되면 받는 혜택이랑 등등. 이야기하니 만날 그만 다니라고 타박하던 엄마는 괜찮다며 너한테 딱이라며 좋아하셨다. 괜찮은 건가? 속으로 계속 생각을 했다. 다들 축하하다고 잘해보자고 여자가 다니기에 여기만 한 직장 없다고 다들 땡잡은 거라고 하였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다녀보자"라는 마음으로 이제 계약직 아닌 정규직으로써 열심히 해보자 이 또한 나의 운명이다 생각하고 맘이 굳혀지려고 하는 찰나에 청천병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그건 바로 정규직이 되려면 계약직으로 6개월 이상을 근무해야 바로 정직원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6개월에서 15일이 모자란 상태라 바로 정직원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 6개월 동안은 계약직 월급의 70%만 받고 일을 해야 하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쥐꼬리만한 월급 여기서 더 적어진다고?? 진심으로 그만둘까 생각했다. 너무 억울하고 망연자실했다. 15일 차이로 이러기 있나? 6개월 동안 어떻게 지금보다 더 적은 월급으로 살아가나라는 생각을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하소연을 했다.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6개월이 지나고 정규직 월급을 처음 받았던 날 같이 입사했던 선생님이랑 드디어 그날이 왔다고 우리 너무 고생했다고 맛있는 걸 먹으러 갔다.

 병원 다니던 시절에는 훨씬 더 많이 벌었는데 고작 이 정도 벌기를 이렇게 힘든 시기를 견뎌야 했다니 약간 현타가 왔지만 그래도 간호사들은 탈임상하려고 안달인데 나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라고 달래보고 현재 임상에 있는 친구들도 잘 됐다고 고생했다고 자리 있으면 자기도 알려달라고 하는 거 보면서 "그래, 나 이 자리에서 열심히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근무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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