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의 영혼 May 16. 2023

맹종죽림이 있는 고창읍성 걸어보자

산책 삼아 걷기 좋은 고창읍성

고창의 맛! 바지락 전골


학원농장을 벗어나 차로 30여분 정도 떨어진 고창읍성 주변으로 이동했다. 점심 먹고 성곽길을 걸어볼 생각이다. 갯벌의 고장이니 제철 바지락 맛을 보아도 좋겠다 싶었다.


검색을 통해 백합 바지락 전문 식당을 찾아 들어섰다. 제법 큰 규모의 식당은 테이블마다 키오스크가 준비돼 있다. 도시에서도 보통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자리로 가는 것만 경험해 보았다. 그런데 이런 시골에 테이블마다 냄비 밭침대처럼 생긴 인덕션과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니 신선했다.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리라. 시골 정서를 느낄 수 없었지만 이용하기에는 도시 이상으로 편리했다. 주문을 위해 기다릴 필요도 없고 먹다가 추가 주문도 그 자리에서 하고 결재하면 바로 가져다준다. 더 필요한 반찬은 셀프라 종업원 부를 일이 없다. 어쩌면 도시보다 인구는 부족하고 외지인 방문이 많은 지방에 이런 시스템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바지락 전골을 주문했다. 잠시 후 냄비에 담겨 나온 전골은 바지락이 알맹이만 소복하게 담겼다. 제철 바지락은 살이 올라 통통하다. 이렇게 껍데기를 제거하고 알맹이만 넣어주는 곳도 처음이다. 양은 또 얼마나 푸짐하던지 거기에 팽이버섯도 풍부하고 미나리가 올려졌다. 인덕션에 올려 보글보글 끓어오르자 팽이버섯과 미나리를 소스에 찍어 먹고 국물맛을 본다.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따라 나온 면사리를 넣어 먹으니 칼국수가 된다. 공깃밥 추가해 넣으면 바지락 죽까지 맛보게 되니 전골 하나 시켜 세 가지 맛을 즐겼다. 곁들이 반찬으로 나온 세발 나물이며 빨간 게장 맛은 말할 것도 없다. 배가 고파서 먹는데 집중했는지 사진 한 장도 남기지 않았다. 푸짐하게 잘 먹었으니 이제 좀 걸어보자며 고창읍성으로 향한다.


2023년 고창방문의 해가 주는 혜택


고창읍성 매표소에서 성인 3,000원의 입장료를 냈더니 그대로 지역 상품권으로 되돌려준다. 2023년이 고창 방문의 해라서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곳도 있다. 선운사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고 안내돼 있었다. 고창읍성 매표소에서 받은 상품권 두 장은 특산품 판매 매장에서 사용했다.


답성놀이 풍속이 전해지는 고창읍성


고창읍성은 1454년 호남내륙을 방어하는 전초기지로 만들어진 성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답성놀이상이 세워져 있다. 부녀자들이 윤달에 돌을 머리에 이고 성곽을 3회 돌면 무병장수하고 극락승천 한다는 전설이 있어 지금까지 답성놀이 풍속이 전승되고 있는 곳이다.


소나무 숲길 따라 걷다가 만나는 맹종죽림


성곽길 따라 한 바퀴 돌면 약 1.7km 거리다. 그렇게 한 바퀴 돌았다고 해서 성을 다 돌아보는 건 아니다. 성 안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독특하게 맹종죽림이 있다. 관상용인 맹종죽은 중국이 윈산지로 1938년 불전의 포교를 위해 청월 유영하 선사가 이곳에 절을 세우고 운치를 돋우고자 조성했다고 한다. 지금은 대나무 숲만 남아있다. 곧게 쭉쭉 뻗어 하늘을 가리는 숲에 들어서면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순간 이동한 느낌이 든다. 시원한 대나무 숲에서 두 팔을 벌려 크게 심호흡을 하기도 하고 사진 놀이도 하며 한참을 보냈다.


오래전 와본 기억 속에 이 맹종죽림이 떠올라 다시 와보고 싶었다. 성곽길을 걷다 보니 성곽 밖길도 걸어보고 싶어 진다. 걷기를 좋아해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성곽길과 성곽 안 소나무숲길, 성곽 밖길까지 두루 걸어보고 싶다.


봄에 고창읍성을 찾으면 성곽길 따라 붉은 철쭉이 피어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때를 맞추어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올해는 꽃들이 일찍 피어나 이미 철쭉이 다 져버렸다.

어느새 시간은 오후 3시가 넘었다. 템플스테이 예약한 선운사에서 연락이 왔다. 조금 늦을 것 같다고 하니 천천히 와도 된다며 친절하게 안내해 준다. 휴식형으로 예약했기 때문에 특별히 프로그램에 참가할 일은 없다. 방 배정과 안내 그리고 저녁 공양 시간만 맞추면 될 것 같았다. 통화를 했으니 조금 여유가 생겼다.


고창 특산물


선운사로 출발하기 전 읍성 앞에 지역 특산물 판매하는 곳이 있어 잠시 들러보았다. 복분자로 만든 아이스크림 맛도 보고, 복분자 막걸리, 복분자주, 청보리 등을 구매했다. 줄 서서 사 먹는다는 고창 땅콩빵은 배가 부르니 저녁에 간식으로 먹으려고 샀다. 아 그런데 이 작은 땅콩빵 안에 맛있는 땅콩 한 알이 통째로 들어 있다. 저녁에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한 봉지 더 사 올걸 하고 후회했다.



다음날 선운사 앞에도 지역 특산물 판매하는 곳이 있어 들어가 보았지만 땅콩빵은 없었다. 얼마나  아쉽던지. 누구든 고창읍성 가시거든 특산물 판매 하는 곳에 들러 땅콩빵 맛은 꼭 보시라 권하고 싶다.

·

복분자 막걸리는 그날 저녁에 홀짝 마셔 버렸다. 복분자주와 청보리 귀리 등 고창에서 나는 곡물들도 사 왔으니 한동안 먹거리로 고창 여행을 이어가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보리밭 사잇길 걷고 싶어 떠난 고창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