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밤 열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스킴라일락 Aug 20. 2023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밤산책을 나왔다.

바람이 나를 맞아주었다.

예쁜 바람이 고마웠다.

예전에 만났던 벚꽃잎이 떠올랐다.

10년도 더 전이지만 아직 그보다 더 예쁜 꽃잎을 만난적이 없는데

바람에 나뒹굴던 흐드러진 벚꽃잎은 아스팔트 위에서 그렇게 빛날 수가 없었다.

복잡했던 나를 정리시키려는 듯 내 눈을 가득 사로잡았던 유일한 존재였으니.

.

.

.

오늘 만난 바람도 그러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뺨을 스쳐주는 바람이 그렇게나 사랑스러울 수가 없으니.

.

.

.

마음이 아픈 일은 정신도 생각도, 내 삶도 아프게 한다.

벗어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나는

다만 이제 내가 유일하게 쉴 수 있는 곳에 머무르려고 한다.

포기도 변덕도 많은 내가 이 생각은 또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

.

.

다시, 글을 쓰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어차피 이상을 쫒을수 없다면 차라리 좋은 사람이라도 되어볼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다 나는 또 길을 잃는 느낌이다.

배우지 못한 결과니 하나씩 배워보는 수밖에.


.

.

.

유일하게 잘하는 일은 솔직해지는 일이라 믿는 나는 좋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잠시 상상해 본다.

.

.



매거진의 이전글 이런 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