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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JORICA Jan 19. 2021

우리 사랑은 불장난

다른 듯 닮은 아랍 이야기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유튜브의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이끈 영상들을 보게 된다. 최근에 우연히 본 영상은 무한도전에 정준하, 박명수가 불장난 댄스를 하던 클립이다. 꽤 오래된 회차임에도 내 기억 속에 있는 걸 보니 아마 많은 시청자들이 기억하고 있는 명장면일 듯하다.


“불장난”과 같은 관용적 표현이 있는 것처럼 각 나라 언어에는 저마다의 문화를 반영한 관용적 표현들이 있다. 문화 차이 때문에 번역하기에 곤란한 관용적 표현들도 존재하지만 또 공통된 표현들도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앞서 말한 “불장난”이다.


라떼들은 기억할 무한도전의 불장난 댄스 또 요즘 세대 친구들에게 익숙한 블랙핑크의 불장난이라는 곡에서도 나오듯이 위험하고도 은밀한 일들을 말할 때 흔히 불장난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이 표현이 아랍어에도 존재한다.

"يلعب بالنار"
[얄아부 빌나르]

يلعب 는 놀다

بالـ  은 -을 통해서

نار 는 불

즉, 불을 가지고 놀다. 의역하면 불장난이라는 의미이다. 이 표현은 아랍의 이야기책이나 드라마에도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어,

"أما ما زالت تلعبون بالنار، وإن لم تنتهوا عما تفعلون فستلقون بأيديكم إلى تهلكة"
[암마 마잘타 탈아부나 빌나르, 인나 람 탄타후 암마 타프알루나 파사탈꾸나 비아야디쿰 일라 타흘리카]
너희들 아직도 불장난하고 다녀? 이러는 거 그만두지 않으면 스스로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될거야”


한국어에서 불장난이 불륜, 위험한 사랑을 흔히 일컫는다면 아랍어에서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하는 등의 행동을 언급할 때도 쓰인다.


더불어نار (불)이라는 단어는 다의어로 쓰임이 다양하다. 예를 들어, 불교에서 지옥을 불지옥이라고 흔히 표현하는데, 아랍어에서도 지옥을 نار (불)로 사용한다. 불이 인간에게 유익함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험요소를 갖고 있는 물질적 특성 때문에 이런 공통점이 있는 걸 수도 있고, 천일야화의 예처럼 과거 인도와 페르시아, 아랍지역의 교류가 활발하여 문화적 교집합이 생긴 걸 수도 있지만 이런 공통점을 찾을 때마다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랍과 한국은 언어나 피부색, 지리적 위치와 기후의 차이와 같이 다양한 차이점이 존재하면서도  가부장적인 사회라든가 쓰개치마와 히잡과 같은 공통점도 존재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아랍에서 한국 드라마나 K-pop이 대유행하고 있다는 연구들도 있으니, 아랍어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는 이런 공통점이 꽤 반갑다. 이런 공통점을 기반으로 아랍과 한국의 교류가 좀 더 활발해져 win-win 할 수 있는 관계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مع السلامة

[마앗 살라마]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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