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기사를 쓰다가 느낀점
오늘은 미쉐린 가이드 2017 서울의 발표가 있었던 날이다.
어느 곳이 별 세 개를 달을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였다. 오늘 나는 처음으로 부서별 로테이션을 돌면서 선배와 함께 신라호텔에서 열린 발표회 및 기자간담회를 참여했다.
다음은 내가 작성한 기사다.
첫 원고에서 총 4번을 수정한 결과물이고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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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라연..한국 첫 미쉐린 별 셋 달았다 (20161107)
한식당 ‘가온’과 ‘라연’이 한국 최초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다. 3스타는 미쉐린 가이드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이다.
7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 발간 기념 행사장에서 미쉐린 스타 식당이 공개됐다.
미쉐린 스타는 별 개수(1~3)에 따라 총 3가지로 나뉜다.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다. 전 세계에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식당은 110여 곳이 전부다.
‘가온’은 광주요 그룹이 운영하는 한식당으로 김정진 쉐프가 13년간 주방을 맡고 있다. 김 쉐프는 “세계적인 평가 기준에 맞춰 한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 마이클 엘리스는 “가온에서 이틀 전 식사를 했는데, 음식을 맛 보면서 쉐프의 독창성과, 직관을 느낄 수 있었다”며 평가했다.
‘라연’은 2013년 문 연 호텔신라의 한식당이다. 라연의 김성일 쉐프는 “최고의 레스토랑은 오케스트라와 같다”며 “라연이 최고의 한식당이 되기까지는 조리팀, 식음료팀, 마케팅팀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의 열정과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부진 사장 등에 감사한다”며 덧붙였다.
‘요리가 훌륭해 멀리 찾아갈 만한 식당’인 2스타를 받은 곳은 총 3곳이다. 전통 조리법으로 한식 요리를 선 보이는 ‘곳간’과 권우중 쉐프가 있는 ‘권숙수’, 프랑스 요리를 선보이는 ‘피에르 가니에르’ 등이다.
1스타(여행 하면서 한 번쯤 들려볼만 한 식당)는 총 19곳이 선정됐다. ‘다이닝 인 스페이스(프렌치)’, ‘리스토란테 에오(이탈리안)’, ‘밍글스(한식), 발우공양(사찰음식) 등이다.
별을 받은 24곳 중 한식 11곳으로 가장 많았다. 불고기, 비빔밥 등 한정된 메뉴를 벗어나 ‘게장’이나 ‘사찰음식’ 등 그 메뉴도 다양했다. 그 외 양식 8곳, 중식 2곳, 일식 1곳이었다.
마이클 엘리스는 “이번 미쉐린 가이드 발표를 통해 서울이 세계 음식문화의 역동적인 중심지로 활약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파비앙 페논 주한 프랑스 대사는 “전 세계 소수의 엄선된 도시만이 세계적 권위의 미쉐린 가이드에 소개되는 경험을 한다”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28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로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제 식도락 문화의 대표적인 일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쉐린 가이드는 1911년 유럽 전역에서 발간됐다. 차량 운전자들이 100년 전에는 찾기 어려웠던 주유소, 숙박, 음식점 등을 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작은 책자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계기였다. 아시아는 2009년 홍콩과 마카오 판이 처음이다.
이번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7의 책자는 오는 8일부터 판매된다.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 24곳과 실속형 맛집을 모아 놓은 '빕 구르망(Bib Gourmand) 서울'의 36곳을 포함해 총 140여개의 레스토랑과 30여개의 호텔 정보를 담고 있다. 매년 개정판이 발행된다. 네이버 웹사이트(http://guide.michelin.co.kr)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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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고시 준비생들이 가장 많이 공부하는 게 바로 '신문'이다. 그러나 보통 스트레이트 기사는 잘 보지 않는다. 가령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단순 사실 기사나, 판결에 대한 기사같은 경우다. 그리고 르포가 아닌 박스+스트의 형태를 띠고 있는 기사 형태도 같이 묶어보자. 이들 기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논술처럼 말하고자 하는 바가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배치된다는 점이다.
주절주절 소설처럼 써놓은 르포보다는 단순하지만 스트레이트기사를 더 눈여겨 봐야 한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건 주장하고자하는 논리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그 사람의 문체고 내용의 배치고 서술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 문장의 호흡이 상당히 긴 편이다. 그리고 습관화가되어 있지 않아서 무엇을 말 할때는 여러가지 배경을 설명한 다음에 본론에 들어간다. 이런 말하기 방식에 익숙하게 되면 글도 그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 말하는 건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것이고 글이란 건 생각하고 말할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결국 생각이 구구절절하니 말과 글 모두 구구절절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글은 아무리 그 논리가 좋아도 매일 하루살이처럼 '스트'기사를 써내고 스트가 아니여도 모든 기사가 일명 '야마'라 불리는 내용이 반드시 앞에 배치되게끔 글을 쓰고 보는 현직 기자들이라면 그런 구구절절한 논술이 좋게 보일리가 없다는 뜻이다.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아무리 봐도 이게 필요한 내용 같은데. . 선배는 과감하게 훅훅 내 글들을 쳐냈다. 놀라운 것은 그 내용이 없어도 내용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저런 단순한 팩트만 결집되어 있는 스트레이트 기사 하나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써봐야 안다.
논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논리의 문제를 가장 먼저 고민해야겠지만 그래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문장의 호흡, 내용의 배치의 문제를 한 번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쓴 논술을 읽는 사람들이 기자라면 마지막 '다'를 읽기 전에 종이를 집어 던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냥 오늘 하루종일 저 약간 긴 스트레이트 박스 기사를 쓰면서 느낀 점이었다. 나 역시도 짧게 쓰는게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시험현장에 가면 가장 간과하는 것이 이 부분이었다. 내용 구상하기에도 바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