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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떼마케터 Jul 03. 2021

SNS 알고리즘의 파도에 올라타라

MZ세대 이해기/김만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기술, 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등으로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이란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제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 또는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 

이 변화의 핵심에는 알고리즘(Algor ithm)이 있다. 알고리즘이란 쉽게 말해서 어떤 문제를 논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 방법, 명령어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4차 산업혁명 같은 사례뿐만 아니라 우리 삶 가까이에서도 이 알고리즘은 접할 수 있는데, 바로 일상의 순간들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에서 이다.  

SNS는 소비자들의 참여를 통해 발전하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SNS에서 이벤트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얼마나 ‘좋아요’ 받기가 어려운지를).   

사람들이 가상의 공간에 모여서 본인의 일상을 지속해서 공유한다는 것은 인위적이고, 어떤 보상 없이 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또한 본인의 사생활을 오픈된 공간에 공유해야 하고, 인정받을 수 있는 무언가를 생산해야 하고, 나와는 의견이 다른 이에게 위협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이런 부정적인 면보다는, SNS란 일단 나를 재밌게 해주고 꾸며주며 인정  받게 만들어주는 좋은 플랫폼으로 먼저 인지하곤 한다. 이러한 인식 변화 비밀은 알고리즘에 있다.  

대부분의 SNS에서는 자사의 알고리즘을 비공개하지만, 이미 공개된 페이스북 알고리즘 일부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의 핵심: EDGERANK (친밀도, 영향력, 최신도)페이스북에서 공개한 뉴스피드 알고리즘  중 핵심은 EDGERANK=ΣAWT (Affinity, Weight, Time Decay)이다.  

엣지랭크는 친밀도, 가중치, 시의성을 토대로 사용자에게 콘텐츠를 보여주는 알고리즘이다. 사용자의 지인 혹은 사용자의 좋아요, 공유를 통해 친밀도에 대한 정도를 파악하고 콘텐츠의 형태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다(동영상 > 이미지> 링크 > 텍스트).  

사용자가 접속한 시간과 콘텐츠 발행 시차를 고려하는 시의성도 파악한다고 한다. 이러한 알고리즘을 통해 페이스북 내 인기 페이지들은 지인들의 반응을 토대로 성장하고 추천된다.  

문제는 브랜드에서는 본 알고리즘 안에 들어가야 고객과 페친, 인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밀도, 영향력, 최신의 콘텐츠로 무장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소셜 딜레마(Social Dilemma): SNS의 明暗

화제를 바꿔서, SNS의 부정적인 내용을 다룬 다큐멘터리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엄청난 화제를 모았던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소셜딜레마’이다. 보통 기업을 운영하는 주체는 경영자와 종업원이다.  

그럼 소셜미디어의 운영 주체는 누구일까? 바로 소비자이다. SNS의 알고리즘은 사람들의 눈을 끌만한 것을 찾는 것이고, 당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찾고 제안하는 것이다.  

계속 반복해서 추천하고, 소비자가 유입된다. 달리 생각해보면 27억 개의 트루먼 쇼인 셈이다. 트루먼 쇼에서는 ‘우리는 눈앞에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트루먼이 가상세계를 인지하지 못 한다’고 했다.  

문제는 이 알고리즘 때문에 본인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인물만 나타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다들 자신과 동의한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바로 필터 버블(Filter bubble: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 이용자는 필터링 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필터에 걸리지 않으면 우리 브랜드는 노출되지 않는다. 운영사에서는 굳이 광고하지 않으면 노출해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 콘텐츠는 소비자의 눈을 끌만하지 않거나 취향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노출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소외되고 진부해지며 사라진다. 

시장 불변의 법칙: Out Of Sight, Out Of Mind S사에서 3년 넘게 담당했던 30년 이상 된 R이란 패션브랜드가 있었다. 그룹에서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양성 차원에서 R브랜드를 백화점에서 가두점 중심으로 유통을 변경했다. 그리고 몇 년 뒤 내가 만났던 소비자의 반응은 크게 2가지로 나뉘었다. 

“아, R! 그 브랜드 되게 좋아했는데! 나 집에 아직도 있어.” 과거형이다. 그나마 예의를 차려주신 분이다. 또는 “아직도 R 브랜드가 있나요? 못 본 지 몇 년 되었는데….”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셨고 시장 변화에 빠르신 분이다. 

담당하는 브랜드의 시장 평판이 이렇게 떨어졌을 때, 마케팅 담당자로서 속 쓰린 맘은 아마 많은 분이 공감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여기에 있다. ‘Out Of Sight, Out Of Mind.’ 멀쩡히 가두 유통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었던 브랜드 R이었지만(심지어 매출은 늘었다) 소비자들은 백화점에서 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브랜드가 없어지거나 경쟁력이 사라졌다고 느끼고 있었다.  

한번 물어보자. MZ세대들의 놀이터인 SNS에 우리 브랜드는 얼마나 노출되고 있는가? 그들의 눈에 들어와 있지 않다면, 다시 말해 그들에게 보이는 알고리즘에 있지 않다면, 우리 브랜드는 과연 얼마나 기억될 수 있을까? Out Of Sight, Out Of Mind. 이건 시장에서는 진리이다. 

소셜 미디어의 파도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답은 그것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광고비를 적게 쓰고 노출되려면 결국 알고리즘에 콘텐츠가 선택돼야 한다. 샤오미 라오쥔의 말처럼 태풍이 돼지를 올라타게 하듯, 알고리즘에 올라탄다면 우리 브랜드도 갑자기 상승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알고리즘에 선택될 수 있을까? 올라탈 수 있을까? 몇 가지 의견을 내본다. 

<실리콘 밸리의 IT 산업계에 종사했던 사람들의 인터뷰가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소셜 딜레마’는 소셜미디어의 문제를 비판적 시각에서 조명했다.> 


알고리즘에 선택되는 콘텐츠는?

첫 번째로 당당하게 주장하라. 본인의 이야기를 해라. 클릭을 유도하는 콘텐츠의 기본은 자극이며 가장 큰 자극은 다른 생각과 합리적인 당당한 주장이다. 본인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당당히 하면, 팔로워는 자연스레 생긴다.  

지식의 전당 PPSS의 ‘클릭하고 싶은 제목 짓는 법’에 따르면 ①리스티클: ~하는 n가지 방법, n가지 법칙, n가지 패턴, ②트렌드: Top XX, 요즘 유행하는 ③한방정리: ~만에 읽는, A To Z, ~의 모든 것 ④공백 이론: ~의 비밀, ~의 진실, ~한 비결, ⑤신선한 질문: ~한 이유, 왜? 등으로 클릭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한다.  


두 번째, FBM(Funny, Beautiful, Meaningful)이다. 15년 전부터 지금까지 패션 업계는 ‘감도’에 목을 매고 있다. 물론 잘 찍은 이미지 한 장이 여전히 임팩트 있을 때도 있지만, SNS상에서는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한다. FBM을 기억하라. 웃기거나 아름답거나 의미 있게 하라.  

일반 인플루언서가 하지 못 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 상품의 다양성을 소개하든지 트렌드를 소개하라. 그리고 그것의 톤앤매너는 재밌거나 이쁘거나 의미 있어야 한다.  


세 번째, 계속해라 그리고 버텨라. 방향이 바르다고 생각되면 그냥 꾸준히 하나씩 만들고, 오는 반응에 대꾸해줘라.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성실하고 재미난 콘텐츠라면 알고리즘은 언젠가는 반응해준다.  

알고리즘 신이 살려준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은 그들의 뮤직비디오가 살린 것이 아니다. 편집 유튜버가 그들의 팬인 군인층의 반응 및 댓글을 보고 편집한 영상이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으면서 선택된 것이다.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핵심은 메시지의 일관성이다. 방향이 바르다고 믿는다면 기다려라. 언젠가는 알고리즘 신은 우리를 선택해줄 것이다. 

대세가 되면 우리도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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