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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선 Jan 17. 2021

프롤로그_가방 디자이너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언젠가는 가방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할 날이 오지않을까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어떤 내용을 담을  있을지, 내가  글을 관심있게 읽어줄 사람들이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특강이나 강의를 위해 내가 하는 일의 내용을 정리한 적은 있지만 글로 풀어내는 것은  다른 일이다.

내가 만든 브랜드로 13, 가방 디자이너로 일한  16, 가방만 생각한지 20. 나에게 가방을 빼고나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던 시간도 있었다. 디자인을 하면서 느꼈던 희열들. 누구하나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나는 나만의 길을 찾고 나름의 방법론을 구축해갔다. 하지만 사업은 달랐다. 결코 내가 잘할  없는 다른 영역으로 느껴졌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은 디자인에 대한 자부심도 옅어지게 만들었다. 특히 판매. 유명한 누군가가 들어야 한다든지, 그게 아니면  스스로 유명해져야 했다. 마케팅에 훨씬 많은 돈을 써야했다. 진심을 다해 디자인을 해도 알아주는 사람이 적다는 . 그것은 자본운영의 어려움이자 개인의 좌절로 이어졌다. 창작의 기쁨은 잠시였고 지칠대로 지친 시간이 계속되었다.

브랜드 10년차가 되었을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그전까지는 가방 디자인을 그만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수시로 그런 생각이 찾아들었다. 다른 일을 하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피어났다. 하지만 그건 다른 것에 이끌린  아니라 이것을 떠나는데 마음이 동한 것이었다. 결국 마음을 다잡고 다시 묵묵히 걸었다. 여전히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찾아올 때면 다시 나를 일터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이게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가장 오랫동안 몰두해온 일이며 비록 많이 팔지는 못해도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해왔다. 판매, 경영, 마케팅같은... 다른   젬병인데 디자인하나로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여전히 사업은 어렵다.  분야에선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휠씬  도움이 되는 말들을 해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브랜드를 운영해온  시간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여러 이야기가 고였다. 가방 디자인과 브랜딩에서는    있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 믿고있다.


가방 디자인. 한때 그것은 누구에게 가르쳐준다고 되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성실하고 감각있는 직원에게 건넨 나의 이야기들로  친구가 방향을 잡아가는 것을 보고 어쩌면 이건 남겨야  글이 아닐까,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다.  많은 경험과 시련은 누군가의 시행착오를 막고 나처럼 헤매지 않도록 도움을 주기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는 가방 디자인에 관한 글을 쓰는 데 일종의 의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려운 작업이  것이 뻔하기에 사랑스런 반려견들의 이야기를 하고 (이건 계속  예정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결과물에 대해 떠들면서 외면해왔지만 결국 내가 가장    있는 이야기는 ‘가방디자인 관한 것이다.
이글은  가방 디자이너가 어떻게 디자인을 하고 브랜드 철학을 세워왔으며 척박한 환경에서 긴시간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관한 기록이  것이다. 그리고 실제 가방 디자인 실무에 필요한 정보들 또한 다룰 예정이다.


부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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