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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선 Jan 22. 2021

02  미니멀? 차라리 과한게 낫다. 처음엔

간결한 디자인
미니멀
Simple is best.
디자인을 하는 사람이라면 뼈에 아로새길 중요한 이야기다. 

나 역시 그렇게 디자인한다. 
필요없는 것, 의미없이 넣은 것들은 최대한 제외시키고 기능을 위한 디테일은 간결하고 아름답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것은 처음엔 과한 아이디어나 갖가지 요소가 많았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디자인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다면 정리안된 아이디어로 차고 넘쳐야하고 기존의 것을 전복시키려는 태도도 필요하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형태와 디테일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길을 시도해볼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시도들은 실현되지 못하더라도 디자이너의 내부에 씨앗으로 자리잡아 자기만의 스타일을 확립하는데 중요한 토대가 되며 큰 재산으로 남는다.
처음부터 미니멀하게만 디자인하는 것은 운신의 폭을 상당히 좁게 만든다. 
디자인이 더이상 늘지 않는다.

나 역시 기존의 디자인을 답습하는 것에 반감을 느끼던 되바라진 시절이 있었다. 새롭지 않으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가방에 전혀 쓰이지않는 것들, 이질적인 요소들을 가방에 접목시키는 시도를 했었다.

브랜드 컨셉에 맞게 볼트와 너트, 케이블, 체인기어 같은 것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그런 작업들로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면서 가방의 무한한 가능성들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알록달록한 케이블 다발을 어깨끈에 적용한 디자인
체인기어를 가방장식을 대신해 적용한 디자인
케이블을 손잡이로 활용하고 볼트로 고정했다. 볼트와 너트를 사용했기에 가능한 디자인이었다.
후드를 백팩에 적용한 디자인



위 디자인들은 그래도 아이디어에 간결한 마무리가 가능했던 시간의 가방들이다. 

더 이전의, 더 과했던 디자인들은 사진을 찾다가 포기. 


우리에겐 선을 넘는 시기가 필요하다.
소비자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너무 과하다는 욕을 듣더라도 그 과정을 건너뛰면 뻔한 디자이너가 되기 쉽다. 갈데까지 가본 자가 미니멀하게 디자인을 마무리하는 것에는 처음부터 그것밖에 할 줄 몰랐던 것과는 깊이에서 차이가 난다. 스스로를 가다듬고 정리하는데에서 내공이 길러지는 것이다.
물론 이런 작업이 판매와 연결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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