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어머니가 사는 마을에는
사철 눈이 내린다
온세상이 하얀 마을에는
기억으로 가던 길들도
하얗게 덮이어
엿날마저
하얀색이다
눈이 소복
쌓이는 마을에서
온몸으로 그림을
그리시는 어머니
어느 유파에도 속하지 않는
그림을 지우고
지우고 그리신다
어머니가 시는 마을에는
하염없이 눈이 내려
바구니에 담을 추억도
색연필 같은 미래도 없어
하얗게 어머니는
수시로
태어난다
※ 지용신인문학상 당선작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우주의 문을 두드리는 나를 포함한, 무수한 그대들을 생각하며...『어머니의 마을에는 눈이 내린다 』와『맨발의 춤』의 시인, 수필가 김혜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