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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searChurry Apr 13. 2020

[서평] 그로스 해킹을 읽고

인스타그램의 그로스 지표


라이언 홀리데이 : “당신의 회사에는 그로스해커가 몇 명이나 있나요?”

스타트업 CEO : “음 우리 회사에 아직 그로스해커는 없습니다"

라이언 홀리데이 : “그로스 해커가 없다니, 그거 큰 문제네요”


그로스 해커, 그들이 하는 일

최근 들어 많은 스타트업에 그로스 해커, 그로스 매니저 등과 같은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로스 해커가 없는 회사라면 라이언 홀리데이와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로스 해커는 정확하게 무슨 일을 할까요?


“그로스 해커는 전통적인 마케팅 교본을 버리고 그것을 검증 가능하고, 추적 가능하며, 확장 가능한 방법만으로 대체하는 사람이다...그로스 해커들은 이용자와 함께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며, 그들이 제대로 했을 때 이용자는 더 많은 이용자로, 그렇게 해서 들어온 이용자는 더더욱 많은 이용자로 이어진다. 그들은 스스로 생존하고 스스로 성장 가능한 그들만의 그로스 머신을 발명하고 운영하며 정비하는 사람이다. ”
- 라이언 홀리데이


즉, 그로스 해커들은 말 그대로 ‘Growth’를 hacking 할 줄 아는 사람, 즉 서비스의 성장을 추구하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 입니다.


성장은 성공의 필수 조건

유명한 실리콘 밸리의 유니콘 기업들의 성공 이면에는 확실히 그로스 해킹의 역할이 의미 있게 작용했습니다. 몇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보자면;   

핫메일 : 보내는 이메일의 맨 밑에 ‘추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핫메일에서 무료 이메일 계정을 받으세요’ 라는 메시지가 표시되도록 하였음. 이를 통해 6개월 만에 백만 명의 이용자를 유치함.

에어비엔비 : 이용자들이 에어비엔비에 매물을 올리면 자동으로 크레이스리스트에도 동시에 매물이 올라가는 기능 만듬. 그 결과, 작은 웹 사이트였던 에어비앤비는 갑자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웹 사이트 중 하나에 자신의 매물을 그것도 무료로 퍼뜨릴 수 있게 되었음

그루폰 : '친구에게 추천'을 한 상태에서 친구가 처음 구매를 하면 10달러를 주어서 사용자 간 공유를 활성화

리빙소셜 : '무료로 물건 받기'를 제시, 할인 제품으로 올라온 것을 구매한 다음 친구들에게 특별한 링크를 공유하여 그 링크를 통해 세 명의 친구가 구매하면 자신이 구매한 거래는 무료로 해줌으로써 사용자 간 공유를 활성화

애플과 블랙베리 : "아이폰에서 보낸 메시지입니다," 또는 "블랙베리에서 보낸 메시지입니다"라는 문구를 자사의 핸드폰에서 보내는 모든 이메일에 추가함으로써 기기 자체를 광고 엔진으로 전환해서 활용


그로스 해커들은 치열한 분석을 통해 가장 최적화된 성장을 위해 목표로 삼아야 할 지표, '아하 모멘트'라는 것을 분석하고 발굴해 내기도 합니다.


트위터는 아하 모멘트를 다음과 같이 활용하였습니다.   

트위터의 초기 친구 추천 방식 무작위로 20명을 추천하는 방식  

트위터가 발굴해낸 아하 모멘트 이용자가 가입한 첫날에 다섯 개에서 열 개의 계정을 자신이 직접 골라서 팔로우하거나, 직접 친구를 맺으면, 그렇지 않은 가입자들보다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확률이 높다.  

트위터의 개선된 디자인 : 가입 처음 10명 미만을 팔로우하도록 서비스 디자인, 사용성을 개선한 웹사이트 가장자리 사이드바 영역을 활용하여 신규 이용자에게 팔로우할 만한 사람들을 지속해서 제시하는 기능을 만듬.  

결과: 이 두 가지 변화를 통해 이용자들이 다른 이용자들을 팔로우하기 시작하도록 만들었고, 그 행동이 트위터를 가장 잘 이용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이용자가 이해하기 시작함  


이런 사례들을 접한 스타트업들은 “그래, 우리도 어서 그로스 해커를 영입해서 저들과 같은 성장을 달성하자”는 꿈을 가지고 보다 더 그로스 해커 영입을 위해 노력합니다.


그로스 해커가 되기 위한 자격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볼 포인트가 있습니다. 위에 언급된 성공 사례 중, 그로스 전략을 주도했던 사람들이 ‘그로스 해커’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사람들이었을까요?

핫메일의 사례에서 메일 하단에 메시지를 추가하자고 제안했던 사람은 그로스 해커가 아닌 팀 드레이퍼라는 벤처 투자자였습니다. 에어비엔비의 사례에서 크레이그리스트와의 연동을 주도한 것은 그로스 해커가 아닌 개발자들이었습니다.

즉, 그로스 해킹이라는 개념은 사실 그로스 해커가 아닌 사람들로부터 인해 달성된 성장 성공 사례를 개념화하기 위한 용어라고 생각하는게 더 적절합니다. 다시 말하면 그로스 해커가 아니더라도,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집념과 방법론을 알고 접근하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과거 그로스 해커가 달성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질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

그로스 해커들 사고방식의 가장 근간에는 ‘어떻게 돈을 써야 가장 효과적인 한 방을 딱 맞는 사람에게 날릴 수 있을까’라는 관점이 깔려 있습니다.


우버의 서비스 초기 시절, 책의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우버의 초기 이용자로 초대받았지만 당시 서비스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서비스를 인지할 뿐 사용하지 않는 Bounced user였습니다. Bounced user였던 라이언이 활성화된 active user로 바뀌기 위해 우버는 어떤 그로스 전략을 취했을까요? 국제 컨퍼런스가 열릴 때면 택시를 잡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를 포착한 우버는 행사 담당자가 모든 연사에게 50달러짜리 우버 기프트카드를 제공하도록 하였습니다. 한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가하게 된 라이언도 마침 택시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버를 다시 사용하게 되었고 몇 년 사이 크게 발전된 우버의 서비스를 사용하며 만족하였습니다. 그가 미국으로 돌아온 후, 택시가 잡히지 않을 때 라이언이 가장 먼저 떠올린 생각이 "우버를 불러보자" 였습니다. 라이언이 비사용자에서 사용자로 전환된 순간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로스 해킹의 본질입니다 : 어제는 없던 유저가 오늘은 생기게 하는 것, 그리고 그 원리를 확장 가능한 (Scalable) 모델로 구축하는 것.


광고계의 대부 데이비드 오길비는 이런 회고를 남겼습니다.


“광고라는 것은 방문 판매와 비교했을 때 좀 더 확장 가능한 형태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같다.”


이 말을 조금만 다르게 적용해 본다면,

"그로스 해킹이라는 것은 방문 판매와 비교했을 때 좀 더 확장 가능한 형태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같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마케터는 어제의 비사용자를 오늘의 사용자로 만들기 위한 마케팅 노력을 할 것이고, 개발자는 어제의 비사용자를 오늘의 사용자로 만들기 위한 개발적 노력을 할 것이고, 디자이너는 어제의 비사용자를 오늘의 사용자로 만들기 위한 디자인적 노력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핫메일 하단에 문구를 추가하는 것, 에이비엔비와 크레이그리스트를 연동하는 것은 단지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투자자, 개발자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로스 해킹 = 성장 지향 사고방식

클라썸에서도 어떻게 하면 그로스 해킹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로스 해킹을 위한 데이터를 추적하고 분석하기 위해 메일침프, 앰플리튜드, 핫쟈와 같은 자동화, 분석 툴을 활용하며 클라썸에 맞는 그로스 전략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런 툴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해줄 뿐, “클라썸을 위한 그로스 전략은 여기 있습니다” 라고 던져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데이터들을 들여다보며 우리에게 가장 적절한 성장 전략을 찾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해야 되는 작업입니다. 현재 클라썸의 성장 전략을 찾기 위해 투입된 사람 중 ‘그로스 해커’라는 포지션으로 채용된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클라썸이 그로스 해킹을 못할 거라고 그 누구도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습니다.


라이언 홀리데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책에서 한 가지만 건지겠다고 한다면 사고방식을 명심하는 것이 좋다. 어떤 것이 마케팅이고 어떤 것이 마케팅이 아니라는 식의 오래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모든 것들이 저렴해지고, 쉬워지며, 확장하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그 사고방식이 장착된 회사의 대표라면, 아마 라이언 홀리데이와 이런 식의 대화를 하지 않을까요?

라이언 홀리데이 : “당신의 회사에는 그로스해커가 몇 명이나 있나요?”

스타트업 CEO : “우리 회사에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CS, QA, 세일즈 등 전 직원이 다 그로스 해커입니다”

라이언 홀리데이 :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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