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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희 Nov 04. 2020

1년 전에 쓴 길 위의 편지

1년 전에 곡성에 있는 길 작은 도서관에서 1년 후에 받아보는 편지를 썼었다. 받는 사람을 남편과 나로 한 편지는 1년을 기다려 내게로 왔다.


여보  잘 있어?

오늘 곡성에 와서 할머니들이 쓰던 시를 읽었는데

남편이라는 시가 있었어

여기 오니까 자기 생각이 많이 나네

자기 없이 더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뭔가 잘 안 되는 일이 많아

역시 자기는 내 힘의 원천이었나 봐

내가 그걸 왜 그렇게 잘 몰랐을까

있을 때 더 잘해줬어야 했는데.


나는 열심히 살아야겠다 늘 결심하는데도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아

이 편지가 일 년 뒤에 도착할 때쯤에

나는 자기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

열심히 살아볼게.

가끔가끔 그대를 잊었을까 하늘에서 보기에 걱정이 되어도

자기는 늘 내 마음속에 있으니 걱정은 말아

보고 싶네 보고 싶네

안 되는 일들 다 열심히 하다 보면 잘될까?

걱정이야 나는 정말로.

여보 보고 싶다. 매일 날마다 꿈에 찾아주면 좋겠네

대신 여기 일은 다 잊어버리고

자기는 하늘에서 평안하고 평안했으면

1년 뒤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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